봄이다, 털어버리고 나오라!

작성일: 2012-04-19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매 순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학교.직장.단체.친구등 끊임없이 낯선 다양한 장면을 만나야 한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불안(不安)과 두려움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기회와 도전, 변화와 성장의 다른 이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이렇게 말한다.“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개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라고 한다”.
알의 세계를 깨뜨린다는 것은 새에게 엄청나게 위험한 도전이자 성장의 기회다. 알을 깨뜨리지 않으면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결국 죽음뿐이다. 하여 새는 다음 세상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알을 깨뜨린다.그리고 난관을 이겨낸 결과 하늘을 나는 자유를 만끽한다.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동참강하를 해 보았을 것이다.
강하를 할 때마다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문구가 있다.
‘백척간두진 일보(百尺竿頭進 一步)’ 100척은 33m 정도다. 100척 높이의 대나무 끝에서 한발 앞으로 더 나아가라는 말이다.
이 글귀 앞에 다음 구절이 나온다.
‘백척간두좌저인 수연득입미위진(百尺竿頭座底人 수연得入未爲眞) 100척이나 되는 대나무 꼭대기에 자리하고 앉은 사람아, 비록 도의 세계에 들었다고는 하나 완전히 참되다고는 할 수 없다.
영원성과 향상성, 절대 진리의 세계를 맛보기는 했으나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 있다는 말이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높이 오른 꼭대기에 머무러지 말고 한 발 내디디라,는 뜻이다. 군대에 가서 항공기 강하를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강하하는 높이가 100척보다 10배는 휠씬 더 된다는 것을, 비행기 안에서 딱 한발짝 더 내디뎌야 허공에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현재 의지하고 있는 비행기 안의 안전함과 익숙함, 기체 이탈의 불안과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허공과 하나 되는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없다.
불안의 가장 큰 적은 불안하다고 여기는 상황과 여건이 아니라 불안한 ‘생각’자체다.
생각을 불안감에 매목시키지 말고 도전과 성장의 기회라고 사고전환을 하자.
그리고 불안감이 들 때 가만히 그리고 침착하게 들여다보자.
그러면 불안감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마다 자의건 타의건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는 성격이나 습관,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주저함 없이 과감하게 실행하자.
봄이다. 내 스스로가 나를 구속하는 묵은 틀, 익숙함과 편안함으로 포장된 꼅질은 털어버리고 한 걸음 앞으로 성큼 내딛자.

베트남 참전 전우회 거창군 지회장 박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