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가바로서면 세상이 바로 보인다
작성일: 2012-08-23
토요일 오후 어느 목사가 주일날 설교할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 서재에서 고심하던 차에 6살 박이 아들이 같이 놀아 달라고 떼를 쓰므로 책상위에 있는 세계지도의 퍼즐에 눈이 갔다. 이걸 다 맞추고 오거라, 그러면 아버지가 놀아줄게 하고 아들을 달래어 보냈다. 한나절은 족히 걸릴 줄 알았는데 금세다 맞추고 와선 다시 놀아 달란다. 목사는 놀라서 “우리아들이 어찌 이리도 빨리 맞추었을까?”하니 그것 쉬워요. 뒷면에 사람얼굴모양이 있는데 얼굴대로 맞추면 된다고 했다.
목사는 손 벽을 치면서 야 내가 아들에게 배우는 구나, 그렇지 ‘내가 바로서면 세상은 바로 선다.’ 정말 그러 하구나 내일 설교 주제는 바로 이것이다 라며 기뻐하였단다.
세상을 볼 때 검은 안경을 쓰고 보면 검게 보이고 붉은 안경을 쓰면 붉게 보이지만, 세상을 바로보기위해선 그 색안경을 벗으면 된다.
가랑이 밑으로 보면 세상이 거꾸로 보인다. 물구나무서서보듯 세상을 뒤집어 보고선 세상이 온통 개판이라고들 불평을 한다.
필자가 소속한 광복회는 평균연령이 70세가 넘는 고령회원이 주축이다. 독립운동은 목숨 걸고 남몰래 숨어서 하였기에 당사자들 본인 사후엔 업적을 찾기란 당시 신문지상이나 관련서적 등에 공로가 들어난 특출한 인물 외엔 가물에 콩 나기로 애국지사 발굴이 어렵거니와 따라서 회원 수조차 절대적으로 적다.
투표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정부체제하에선 찬밥 신세를 면키 어렵다. 현실이연로한회원의 자연감소로 국가의 특단조치가 없는 한 십년 후면 소멸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역사와 민족혼을 36년간 말살 하고도, 호시탐탐 영토분쟁을 일삼는 지금 광복회는 상징적 차원으로 검토되어 확고부동해야 할 터인즉 그러기엔 역 부족인 것 같다. 국가적으로 우대는커녕 골치 아픈 축으로 모니, 뉴 라이트 등친일 잔재가 몸서리 처진다.
역사를 망각한 정부의 소행은 중국의 동북공정이란 천인공노할 역사왜곡을 낳아, 우리조상 《태호복희씨》는 인문시조, 《치우천황》은 전쟁의신으로 자기들 시조로 추대한, 우리고대사의 악순환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본다” 하듯 속수무책이다. 배운 사람 들 조차 광복회가 뭐하는 데냐? 부동산회사냐, 라는 이들이 허다하다.
연간 보조금은 집세와 약간의연례행사비 외엔 지원이 없어 부득이 필자의 생활비를 쪼개어 다달이 사무실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 넉넉지 못한 처지에 꼴불견인 걸 自不量力이라고, 뒤늦게 주제 파악을 하곤 엉거주춤 지게지고 똥을 쌀 판이다.
필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누님이 어렵사리 눈치를 챘음인가, 왜 그리 바보스럽게 사느냐며 심히 꾸중을 해도 묵묵부답인 동생이 안쓰러웠던지, 입치레를 해결해 주어서, 나 자신을 위해선 돈 쓸 일이 없기에 주어진 직책을 천직으로 알고 지회살림살이를 내 집 돌보듯 올인(all in) 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어린이 태극기 그리기행사에 첫해는 스폰서가 있었고, 자부담으로 치루길 두 해 부채로 인해 땅도 팔고 농가주택을 팔아 빚을 가리고선 품위유지를 잘한 것이 주제넘게 보였음인가, 아니면 어려운 사정을 회원들에게 자상히 알리지 않은 것이 불찰인가 “매월 국가보조금 4백 여 만원을 회장 혼자서 탕진한다는 터무니없는 고얀 말이 돌았다” 여기에 대한 답은 비유컨대 ‘無主空山’이라, 임자 없는 빈산에 ‘錦衣’비단으로 지은 옷을 입고 캄캄한 그믐밤에 홀로 춤 춘 꼴이 되었다고나 할까?
회장이 헌신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지탱하기 어려운, 어떤 구실로든 금전 수수를 해선 안 될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 차제에 ‘매월 운영비국고보조 는 없다’고 밝힌다. 진즉에 힘이 부치는 직분을 내려놓을까 망설이기를 수차 했었다. 작지만 사회공헌활동에 긍지와motto로 몸 바친 人生에 재 뿌리듯 누명(陋名)을 둘러씌우니 정나미가 떨어져3년여 남은 잔여임기를 주저 없이 사직하련다.
불란서 샹송의 여왕 에디뜨피아프가 복싱세계챔피언과 결혼 후 1년 만에 비행기사고로 남편과 사별했다. 그 후 술과 마약으로 보낸 1년 후 그녀는<사랑의찬가>란 불후의 명곡을 남편의 영혼(靈魂)에 헌정(獻呈)하였다. 번안가요를 회원동지 들게 告別辭로 대신 하련다.
‘사랑의 찬가’
하늘이 무너져 버리고 땅이 꺼져 버린다 해도
그대가 날 사랑한다면 두려울 것 없으리
캄캄한 어둠에 쌓이며 세상이 뒤바뀐다 해도
그대가 날 사랑한다면 무슨 상관 있- 으리오.
그대가 날 원한다면 이 세상 끝까지 따라 가겠어요
하늘에 달이라도 눈부신 해라도 따다 바치겠어요
그대가 원한다면 아끼던 모든 것 모두 버리겠어요
비록 모든 사람이 비웃는다 해도 오직 당신만을 따르겠어요
그러다가 운명의신이 당신을 뺏아간다 해도 그대가 날 사랑한다면 두려울 것 업으리. 캄캄한 어둠에 쌓이며 세상이 뒤바뀐다 해도 그대가 날 사랑한다면 영원에라도 따라 기리다.
사장 임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