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근 조
작성일: 2012-08-30
코미디언 뽀빠이 이상용의 인생역정과 ‘해학’에서 나온 ‘근조(謹弔)’는 궤를 달리한다. 본시근조(謹弔)는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냄이다.
조상(弔喪) 조문(弔問)은 상제를 위로함이고, 경조(敬弔) 조의(弔意)는 상례 때 쓰는 조문(弔文)이다.
뽀빠이는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을 설립, 단 1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다. 심장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어린생명을 돕는 아동의료 보호사업을 벌였다. 크게 성공을 거둘 즈음 “불우한 어린생명을 담보로 모금한 후원금을 착복했다”는 언론의 무차별 집중포화를 맞아 그의 터전은 초토화 되었다. 음해성 보도는 찰나에 선행의 인기 코미디언이 두 얼굴의 사나이 날사기꾼으로 둔갑했다.
‘근조’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친 코미디언뽀빠이의 독백극이나 마찬가지다.
웃기게도 언론의 몰매질은 어질고 선량한사람 쪼다리 만들긴 간단한 식사였다. 인기스타가 명예와 부와 가진 것 전부를 일시에 몽땅 잃은 놀라움은 사회적 충격이었다.
잊을라치면 새로운 뉴스거리로 찍은데 또 찍어 뚜드리길 여러 해 법원의 무혐의처분판결로 모든 의혹이 풀리긴 했지만, 그가 당한 심적 타격과 물적 피해로 초죽음식물인간이 되살아났다면 그 해코지누명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오직입심 하나로 전 국민을 즐겁게 해준 국민오빠가, 조폭보스보다 더 추악한 어린생명을 볼모로 메가톤급사기를 쳤다면,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구나.”가 인지상정 아닐까?
그 후 살길이 막막해 달랑 입만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동포상대 관광버스 안내원으로 명맥을 유지 숱한 고초를 겪었단다. 한번 매스컴이 매도한 날강도의 허물을 벗기란 자못 오랜 기간이 걸리더란다. 그 포연을 헤집고 용케도 기어 나와선 여전한 입심으로 심장재단을 튼실하게 키워 무량봉사를 한다는 후문이다.
뽀빠이의 해학(humor)인즉슨, “《근조(謹弔)》란 곁의 가까운 사람 측근이 죽인다.” 란 말이란다. 환언하면 이해관계(얻음과 잃음, 이익과 손해, 성공과 실패)로 앙심을 품은 잘 아는 측근의 시샘의 소행이란, 시쳇말에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한다. 왜냐 박정희 전 대통령도 심복인 김재규에게 당하지 않았는가.
“눈앞에 손해를 감수하고 더 큰 것을 얻는 다”
남들이 당신을 바보로 여기게 할지언정 절대 인색한 위인 취급은 받지 말아야 한다. 실제 좀 밑진다고 해도 크게 아쉬울 건 없다. 좀 밑지고 큰일을 이룬다면 남는 장사가 아닐까?
미국대통령 맥킨리는 어린 시절 별명이 ‘바보’였다. 하지만 그는 남들이 자기를 뭐라고 부르든 상관하지 않았다. 하루는 한 어른이 그가 정말 바보인지를 떠볼 셈으로 10달러짜리와 1달러짜리를 주면서 마음대로 골라가지라고 했다. 그러자 맥킨리는 1달러짜리 돈을 집는 것이었다.
“그 애는 정말 바보야. 하지만 참 재미있어.”
그는 자기가 확인해본 결과 맥킨리가 진짜 바보가 맞다 고 주변에 떠들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런 바보애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앞 다투어 달려가 그를 시험해 보았다. 과연 그는 언제나 1달러짜리 돈만 골라가졌다.
맥킨리의 어머니가 이 광경을 보고 몹시 속이상해서 아들에게 물었다.
“얘야, 너는 10이 1보다 더 크단 걸 모르니?”
“아니오, 알아요.” 맥킨리가 대답했다.
“그런데 넌 왜 10달러짜리를 갖지 않는 거냐?”
“어머니, 만약 그렇게 하면 그분들이 다시는 저한테 돈을 주지 않기 때문이죠.”
그는 어릴 때부터 ‘조금 손해를 보면 이익이 따른다.’는 삶의 지혜라 할까 이치를 알고 있었던 것이고 결국은 큰 인물이 되었다.
세간엔 어떤 경우에서건 조금도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인간미가 떨어져 남들도 접근을 꺼리게 마련이다. 따지고 보면 결국 손해를 보는 측이 그 사람들이다.
맥킨리나 뽀빠이를 농조로 비유컨대 얼마나 멋진 “바보 똑똑”이 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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