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가을이 주는 想念들
작성일: 2012-11-08
회南子어록에 一葉落地天下秋라 낙엽한잎이 天下에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고 비바람에 노랑 은행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행인들 발밑에서 신음을 해도 부지스런 사람들은 계절의 정감을 모른다.
낙엽은 온갖 묏새들의 보금자리, 매미들의 노랫소리로 한여름의 추억을 간직한채 낙하를 한다. 마치 쓸모없는 白頭옹 인간들처럼 길손들 발 밑에서 전율을 한다. 아, 슬프도다! 한때 그리도 고운 잎새들이 망명정부의 지폐꼴이 되었으니... 그제3일 광화문 네거리 노랑단풍잎들이 細雨삭풍에 흩날리는데 20대 전경들이 우왕좌왕하고 “전남xx교직단체”라 쓴 데모차들이 몰려오고... 내가 오직 교단40년을 천직으로 여겨왔는데 요즘 선생들이 왜 이러나? 朴통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또다시 나와야 한다는 중론이다.
중국의 모택동도 “평화는 총구로부터 나온다” 했으니 말이다. 시월은 제향을 올리는 상달이라 전국유수 종중들은 時祭준비에 바쁘다. 요번 내 上京도 제례준비차 서울엘 왔는데 자식들이 교회를 다닌다고 애비생각과 상이하여 섭섭했다. MB씨가 청와대 등청후 교회목사를 데려와 국태민안 기도를 드리자 국민들이 발끈했고 요즘은 작사도방(作舍道傍)이라 집지을 땅 때문에 검찰조사를 받는등 시종 편할날이 없으니 옛말에 孝의 근본이 養.喪.祭라했는데 개인이나 나랏님이 조상제례를 무시함은 재앙을 받는다하여 동서고금없이 제례단을 설치하곤 짐승을 잡아 神께 제사를 드렸다한다.
세상에 교회를 다닌다고 부모조상 제사를 물시 하다니 종교를 잘못 해석한게고 子婦들도 의학을 전공했는데 원숭이가 인간된 진화론을 부정하니 문제있다. 기독교나 불교나 유교가 다 法界一色인데 왜 자기를 낳아서 먹이고 입히고 키워준 乳哺養育恩을, 撫育之恩을 무시 한단말고? 까마귀는 烏有反哺之孝라고 어미가 병이들면 새끼들이 먹이를 물고와 봉양타 죽으며 까욱까욱 울어주니 慈鳥라칭하니 인간은 까마귀만도 못하구려! 밤9시 차로 귀향하면서 五萬상념이 교차하여 괴로웠다. 아림사절 옆 개봉山 외딴집 개가 내발자국 소릴 듣곤 총알처럼 튀어나온다. 개도 犬有五德을 갖춰서 내 유일한 반려자다. 집안이 캄캄한걸 보니 아내가 동창회를 간상 싶다. 釜山서 동창회장왈 금년이 70세라 마지막 동창회라며 꼭 보내달라 하여 반승반허했는데 회장 성화에 못이겨 간상싶다. 여자는 얼굴에서 늙고 남자는 마음에서 늙는다고 칠순 할맛씨들이 동창회가 다 뭣고? 부산 K여고라면 자기 친구들 남편은 다 해태관을 쓴 높은 양반들이거나 서울 부산 유수 사장들 부자들인데 시골 얄궂이 돈없어 화취세구(貨取勢求) 못하여 접장 마누라가 야코(肉厚) 죽는다고 가지말라 申申당부를 했는데....
청방에 불을 켜니 복사본 세한도 그림이 더더욱 쓸쓸하다 내가 읍내를 나설땐 꼭 세한도를 보곤 마음을 움추리고 또 타지를 오갈때는 꼭 뒷산 부모님산소 앞엘 서서 출필곡(出必告)하곤 귀향해서는 反必面하여 공자님 孝사상에 부응을한다. 아림사 풍경소리에 잠을 깨곤 은자의 길 松.竹.菊 소로를 스쳐 뒷산엘 올랐다. 비탈길로 들국화 향기며 무덤가 도래솔 甘松香이 상큼하다. 누가 국화를 오상고절 落木한천에 홀로핀다고 상하걸(霜下傑) 節충신이라 했는고? 산소앞 밤나무엔 다람쥐가 날고뛰고 땡감나무엔 까막 까치들이 아침 드시느라 분주하지만 밉질않다. 鵲報喜라 까치가 울면 喜소식이 온다했고 까마귀는 慈鳥라고 불초자식을 깨우치게 해서다. 在家貧亦好라 가난해도 내고향 내집이 천당이요 극락인데 왜 사람들은 고향을 싫어하나?
여우는 죽을때 고향쪽으로 머리를 둔다하여 首丘初心이라 했고 날으는 새는 고향쪽으로 난다고 飛鳥過故鄕이라 했는데 만물지영장 인간이 짐승만도 못하니 오호 통재도다!
아침햇살이 구름사이로 무지개빛을 뿌리고 雲鶴一聲에 놀란 묏새들은 흐트져날고 하늬바람에 억새풀 우는소리, 돌담새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가을만이 주는 ‘하모니’라 秋聲이 정겹다. 허나 가을은 모든 것이 낙하하는 별리의 계절 사랑하는 사람들은 일거후 무소식이요 老花蝶不來라 시든 꽃엔 벌나비도 아니오고 고목나무엔 새도 아니 앉는다니 늙으감에 친구없어 인생이 비감하다. 한천라목에 걸린달이, 細雨淸江에 부서지는 달빛이, 허물어져가는것에 대한 연민의 정이 아직도 남아있어 이 鶴髮노인은 사랑방에 獨坐하여 男兒須讀五車書라 등하가친에 讀書尙友하니 인생은 “苦樂在心”이란 옛성현들 말씀이 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