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정묘

작성일: 2012-11-22

소정묘(少正妙)는 공자와 같은 시대 사람이다. 그가 기괴한 학문을 가르친 고로 공자의 제자가 세 번이나 크게 줄어드는 낭패를 봤었다. 孔子가 사법장관격인 대사구(大司寇) 관직을 맡았을 때 소정묘를 궁문 앞에서 처형했다. 자공이 공자에게 아뢰길.
“소정묘는 노나라에서 대단히 유명한 사람입니다. 선생께서 그를 처형하신 것은 잘못하신일인 것 같습니다.” 하자
“사악한 행동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아마 도둑놈도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인즉. 첫째는 만사에 달통해 있으면서 흉험한 짓만 하는 것이요, 둘째는 행동이 괴팍하고 고집스러우며, 셋째는 말이 거짓되고 교활하며, 넷째는 괴이한 일들을 잡다하게 많이 알고 있는 것이며, 다섯째는 틀린 것을 교묘하게 교언영색하게 옳은 것으로 꾸며대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은 반드시 군자의 손에 처단되어야 한다. 지금 소정묘는 위 다섯 가지를 모두 범하고 있으니 소인배들의 영웅인 셈이다. 고로 처단치 않을 수 없다.”
남보다 뛰어난 점이 없는 소인배는 나라를 어지럽힐 수 있다. 재주는 있지만 군자의 통솔에 기꺼이 따르는 자는 나라를 잘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소정묘는 공자의 제자들을 선동하여 미혹에 빠트린 데다 공자를 누르고 그 위에 올라서려고 했다. 그런즉 어찌 공자가 그 사람과 조정에 마주쳐 국사를 처리 할 수 있겠는가?
공자가 그를 잔인하게 처단한 이유인즉 단지 그가 교활한 언변으로 국정을 어지럽혔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소정묘처럼 학술로 백성을 죽이는 자가 후세에 다시 나오지 않도록 방비하기 위함이었다.
제나라의 유명한 선비는 헛되이 이름만 높았을 뿐 쓸모가 없는 사람이었고, 소정묘는 겉으로는 아주 유용할 것 같지만 절대 쓰지 말아야 할 사람이었다. 웬만큼 간사하고 교활한 인물이면, 보통의 군주도 쉽게 처단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사악하고 간교해서 자기의 악행을 기발하게 미화하는 인물이라면, 이런 사람을 처단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아보기 쉽지 않다. 이런 사람은 오직 성인만이 꾀 뚫어 보고 과감하게 처단할 수 있는 것이다.
《삼국지》지에 “사람에게 지혜가 있는 것은 땅에 물이 있는 것과 같다. 땅에 물이 없다면 메마른 흙더미일 뿐이고, 사람에게 지혜가 없다면 걸어 다니는 시체일 뿐이다. 지혜가 사람에게 쓰이는 것은 물이 땅위에 흐르는 것과 같다. 땅이 움푹 파여 있으면 그곳에 물이 고일 것이고, 人事에 곡절이 없으면 거기에 지혜가 가득찰 것이다” 고금의 성패와 득실은 두루 살펴보건대 이런 예가 비롯되지 않은 것이 없다. 항우는 어리석었지만 유방은 지혜로웠고, 戰國七雄중에서 여섯 나라는 어리석었지만 진나라는 지혜로웠듯이 굵직한 일들을 들어보면 세세한 것들도 알 수 있다.
도덕성에 건려(愆戾)잡히는 MB대통령을 보면서, 달포도 채 못남은 제18대 대통령 선거입후보자가 국민 앞에 한 점 부끄럼 없이 나설 수 있을까? 검경의 수사권 쟁탈을 보며 그들 또한 범죄인 앞에 과연 당당할 수 있 나를 묻고 싶다.
“뜻이 통하는 지혜로운 익자삼우가 있으면 큰일을 이룬 다” 했다. 가없이 넓은 도량으로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라. 그래야만 비로소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설사 당신이 三頭六臂(머리가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 즉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의 신통한 지혜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큰일을 이뤄내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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