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공무원 폭행 사건을 보며…
작성일: 2004-09-20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실제 일어나고 말았다.
지난 9월 7일 오후4시경 거창군 ○면 면사무소 2층에서 같은 면사무소 소속 기능직 공무원(배모 54)씨가 거창군 농민회 소속 회원 2명으로 부터 각목에 의한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사건발생 당일 피해 당사자인 배모씨는 당직이라 전날밤 면사무소에서 당직을 서며 밤샘을 한후 다음날 아침 밖을 나와보니 면사무소관용차량과 건물입구에 불법 플랜카드가 부착 돼 있어 상부의 명을 받아 이를 철거한후 해당 플랜카드를 건물 옆 부근에 놓아 둔 상태로 근무에 임하고 있던 중 당일 오후4시경 거창군 농민회소속 회원 7명이 2층 면장실로 찾아와 다짜고짜 “플랜카드를 철거한 사람이 누구냐?" 고 고함을 지르며 욕설을 퍼 붇는 등의 형태로 면사무소는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순간 피해 당사자인 배모씨는 이들의 험상궂은 말투에 금방이라도 무슨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자신의 행위를 부정하며 누가 그랬는지 모른다고 답했고, 이에 가해 당사자인 거창군 농민회소속 일부 회원이 사무소내의 다른 동료에게 누구의 소행이냐며 재차 물어 그중 동료 한사람이 배씨를 지명하자 곧바로 이들은 플랜카드 양쪽에 끼워져 있던 각목을 빼내 배씨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무릎을 꿇게한 후 마구 폭행하는등 마치 이들의 행태는 무법천지를 방불케 했다.
그것도 해당면의 장이라 할 수 있는 면장과 동료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이와같은 일이 발생해 말문을 닫게 한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사건발생 며칠후 거창군농민회측은 거창읍 1교강변둔치에서 “쌀시장개방반대 거창군민대회"를 개최 하기위해 집회와 관련 집회홍보차 거창군관내 주요 요소요소에 집회를 알리는 플랜카드를 부착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인 배모씨는 당일이 당직이라 자신이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당하게 일을 진행했고 심지어 장의 명령에 따라 공무를 수행했음에도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FTA국회 통과와 최근 쌀시장 개방여부를 놓고 협상 상대국간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어 있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할때 이 부분 역시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나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따라서 이날의 폭행사건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떠한 문제해결도 상호간의 대화를 통한 합리적으로 풀어가는게 기본원칙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바라보며 왠지 씁쓸함과 함께 아쉬움 또한 큰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