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글과 감각이란 무엇인가”
작성일: 2013-02-21
필자가 어느 날 내과 치료차 거창적십자 병원을 찾았는데 병원 안 책꽂이에서 이외수 작가님의 책을 우연히 접하여 읽게 되었다.
이외수 작가님의 글 중에서 이렇게 적혀 있었다. 글이란 쌀이다. 썰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쌀은 주식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나 글은 육신의 쌀이 아니라 정신의 쌀이다라고 했으며 그것으로 떡을 빚어서 독자들을 배부르게 만들거나 술을 빚어서 독자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은 그대들의 자유라고 했다. 그러나 어떤 음식을 만들든지 부패시키지 말고 발효시키는 일에 유념하고 부패는 썩는 것이고 발효는 익는 것이니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그대들의 인품이 그대로 들어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했다.
또 글의 기본재료는 단어라고 했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성공하고 싶다면 기본을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고 성당개 삼년이면 복음을 전파한다. 그러나 기본자체를 익히지 못하면 서당개도 성당개도 평생 개꼴을 면치 못한다고 했다.
머릿속에 수많은 단어가 들어 있다 하더라도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고 생각했던 단어 마져도 잊어버린다. 평소 단어를 다루는 일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면 우선 단어를 채집하는 일부터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시대적 감각이 뒤떨어지는 축구 해설가들은 선수들이 융퉁성 없는 볼 처리를 하면 버릇처럼 축구도 머리를 써야 해요라는 소리를 남발하곤 한다. 그러나 머리를 써야 하는 것은 감독이지 선수가 아니다 라는 말이다. 선수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감각이기 때문이다.
볼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능력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감각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각에는 머리가 끼여들 여지가 없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창작을 하건 감상을 하건 머리보다는 감각이 살아 있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사소한 일은 그냥 없는 것처럼 잊어버리는 생활습관이 있다.
이것을 꼼꼼히 챙긴다면 좋은 글도 쓸 수 있고 좋은 작품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박 통 월남전참전고엽제전우회 거창군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