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자마입고활보
작성일: 2013-07-11
여자들 내의를 속곳이라 하는데 단속곳은 치마 밑에 입는 옷이고, 속속곳은 제일 안에 입는 옷이다.
고쟁이는 속속곳 위, 단속곳 밑에 입는 옷이고, 파자마(Pajamas)는 침의(寢衣)라 하여 융 또는 면으로 만든 잠옷이다.
속에 빤스(Pants)나 남녀가 베로 겨우 치부만 가린 일본어론 훈도시가 낭인이나 스모선수가 입는 야시시한 T빤스 사르마다가 속속곳 아닐까 싶고, 단속곳이 파자마에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파자마라는 침의를 미국뉴욕 걸 아니 헐리웃드의 배우들이 입고는 대낮에 길거리를 활보했다는 ‘뉴스’를 접하곤 벌써 세계에서 제일 작고 저주 받은 가여운 도시 ‘서울’에서도 그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침의를 입곤 초가집 틈바구니로 흐느적거리고 다니는 왜장녀를 보았다. 전파는 1초 동안에 지구를 네 박키 돈다지만, 여자들의 그 조그만 해멀슥한 육체를 가누는 류행은 그리도 빠르고, 또 유행병처럼 스러지기 쉬운 것인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모껄’ 제3기 漫畵가가 예상한 1932. 1. 20 《조선일보》
“아녀자는 산보를 좋아하였다. 더구나 저녁때의 하늘, 너울, 그 공긔(공기), 그 복잡하게 움직이는 동체(動體)들의 소음, 놉히 솟는 ‘삘딩’ -이것이 자긔(자기)들의 신경을 얼마나 자극하고, 자긔의 정신생활에 잇서서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가시네여! 서울의 가시네여!
네 집이 헐리고 헐린 구 자리에 ‘삘딩’이 서고
그래서 산으로 올라 토막(土幕)을 짓고 - 그럿치 안으면 이역(異域)의 사나운 풍운(風雲)에 휩쓸려 유리(遊離)허거든
너는 네 한 몸의 영화(榮華)를 그리여 이들을 떼처 버리지 않았느냐…….(文人이 본 서울 《조선일보》1932. l. 14
유년시절에 6. 25 동란을 겪은 난 물자가 귀한 때라 광목 사르마다에 꿰진 틈새로 새끼발가락이 삐져나온 검정고무신만 신어도 아이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살기가 좀 넉넉한 집 아이들은 검정색 물감을 들인 무명 빤스에 다가 빨간색고무줄 세 가닥 끼운 옷을 입곤 자랑스럽게 우쭐대던 그리운 그때 그 시절이 엊그제 같았는데 人生無常이랄까 古稀를 맞아 人生 事 새삼 덧없음을 실감케 한다.
1930년도 개화기 서구의 활동사진(영화)에서 여배우가 잠옷 바람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아이러닉하게도 사회적 논란거리로 신문지상에 보도되어 왁작지걸 소란스러웠다는 이야긴 즉, 시쳇말로 핫팬츠라 해서 요즘여성들의 옛 사르마다 보다 짧은 T빤스나 일본스모선수 복 훈도시 차림과 흡사한 여성복장을 나의 할아버지세대가 봤다면 아연실색하고 기절초풍을 하여 졸도(卒倒) 할 일이 아닐가 싶다.
비키니 수영복 같은 짧은 치마나 길거리 핫팬츠는 어린소녀들이 착용을 하면 예쁘고 건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제 아무리 세상이 변했기로서니 혼기가 찬 처녀들이나 뼈대 있는 가문의 정숙한 부인들의 차림새론 부적합해 삼가야 할 복식(服飾 옷의 꾸밈새)임에랴!
자기 몸 체형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 용감하게 유행이랍시고 드럼통 같은 체형을 모르곤 짧은 팬츠를 입었다 치자, 뿌연 허벅지살이 붙어서 어그적 어그적)거리면 얼마나 꼴불견 일까?
시대가 시대인 만큼 현대(Modern)라 기로서니 발가벗다시피 한 속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해선 안 된다는 1930년대 지상보도가 한 세기를 넘은 2013년 지금 그런 생각엔 추호도 오차가 없음을 처자(妻子 處子)들게 단호히 이르노니….
<임부륙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