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처절한 도마뱀의 사랑

작성일: 2014-01-09

일본 도쿄 올림픽을 앞둔 1964년도 당시론 도쿄국립경기장이 올림픽경기를 치르기엔 좀 협소하였다. 때문에 메인스타디움 확장공사를 하면서 주변건물 철거작업을 시작하던 중 인부들이 인근어느 집 지붕을 헐다가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헌데 그 도마뱀이 도망을 치지 않아서 이상하게 여긴 인부들이 자세히 관찰해본즉 도마뱀이 못 침에 박힌 딱한 처지였었다고 한다. 고만 인부들이 하던 일을 멈추곤 집 주인을 찾아서 알아본즉 그 집이 3년 전에 지어졌었다고 말했다.
고로 그 도마뱀이 3년 동안 못에 박힌 채 살아있었단 말이 된다. 정말 불가사의 한 일이었다. 이 사실이 상부에 보고가 되어, 철거작업은 중단이 되어 인부들이 모래 숨어서 사흘 동안 망원경으로 관망해 보았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먹이를 물고와선 그 불상한 도마뱀을 먹여 살리더란 것이었다. 못에 박힌 도마뱀은 수컷이었고, 먹이를 물어다 주는 도마뱀은 암컷이었는데 둘 사이가 암수부부관계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못에 박힌 남편을 버리고 도망을 가지 않고, 3년 동안 헌신적으로 봉양해 살려낸 아내 도마뱀의 정리랄까, 그 義理에 코끝이 찡해지는 전율을 느꼈다고 전한다.
최근 지상 보도에 의하면 의붓 어미가 어린 딸을 두들겨 패대기를 갈빗대 16개를 부러뜨려 끝내 죽인 끔직한 사건이 발생 경악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처자를 학대하여 치명적 상황까지 갔다는 기사를 거듭 접하면서, 순애(殉愛)라 사랑을 위해선 목숨도 바칠 것 같은 그 도마뱀의 애절한 사랑 앞에 만감(萬感)이 교차한다.
인간사 애인이 군대 간 사이를 못 참아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다든가! 불치병의 서방이나 아내 노부모를 나 몰라라 내 동댕이친다거나 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한 각박한 세태에 그 도마뱀이 주는 순애보는 우리들 인간들에게 무척 교훈적이었다.
하찮게 여긴 미물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신령(神靈:신비하고 초자연적인 기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개도 지어미와는 교미를 하지 않는다든가! 대동아 전쟁발발직전 사람들은 몰랐던 전쟁기미를 쥐들이 알아차리고선 고옥(古家)에서 ‘문쥐 떼’들이 일렬로 꼬리에 꼬리를 물곤 안전지대를 찾아 빠져나가는 ‘문쥐 행렬’의 목격담을 어머님께 듣곤, 마법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쥐떼가 뒤따르는 동화를 연상 약속을 어길 때 돌아오는 복수의 무서움을 그 때 비로소 알았다.
세밑에 사람들을 무색케 한 그 도마뱀의 처절한 사랑 앞에 어둠, 냉담, 공허한 삶의 나비현상이 새삼 나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게 해 얼굴을 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