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충성하며 살자”

작성일: 2014-04-16

얼마 전 필자는 어느 술좌석에서 한 중년 남자와 동석을 하게 되었는데, 이남자는 무척 근심스러운 표정을 하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초면이긴 하지만 필자는 용기를 내어 무슨 근심이라도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 중년은 어느 중소기업의 사장이자 대학교수, 클럽회장, 단체회장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야말로 아주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피곤이 쌓이게 되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집안에 충실할 수 없게 되니 아내와 자식들의 불만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의 사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이 모든 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고민 중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서슴치 않고 충고했다.
“한가지에만 충실하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라고” 그 중년은 도대체 그 한가지가 무엇이냐고 되물었고, 나는 다시 이렇게 대답했다.
“나 자신이라고” 어떻게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사업체의 사장으로서, 대학교수로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충실할 수 있겠느냐고 그가 반문해 왔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라고... 회사에서 사장으로서 충실하면 그것이 곧 사장으로서 충실한 것이고, 집에서 남편으로서 충실하면 남편의 위치에서 충실한 것입니다”
자기 책상을 떠나지 못할 정도로 회사에 충실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하겠다. 당신은 한 회사나, 기관에 예속된 삶속의 직원이 아니라 당신 삶속의 사장일 것이다. 인생은 길어봤자 칠팔십 아니면 구십년을 조금 넘게 산다. 그중에 가족의 일원으로, 혹은 사회의 일원으로 자기 본분을 다하며, 돈이나 명예를 쫓아 허비하는 시간들을 빼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기간은 그리 길다고도 볼수 없지 않는가 말이다.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소중한 인생이 아닌가요? 내가 속해 있는 직장에 충성하는 것도,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고자 갖춰야 할 덕목과 능력을 키우는 것도, 또한 오로지 돈,돈,돈이 최고라며 돈 버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것도 모두 나름대로의 가치는 있다 하겠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과 행동, 나아가서 자신이 소속된 기관이 자신의 인생을 전적으로 지배하는 삶의 형태가 이루어진다면 자신의 진정한 삶의 가치는 상실되고 만다 하겠다. 잘 살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 것이지 자기 자신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식의 논리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결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먼저 생각해 보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인간의 행복을 돈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 적당히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할 만한 정도의 돈을 소유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 하겠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이런 때 한번쯤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어디에 가치를 두고 돈을 버느냐이다. 인생의 최대 목적을 오로지 돈 버는 데에 둔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자신이 번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이 있지 않는가 말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충성하여야한다. 자신의 삶에 충성할 때 자신이 뜻하는 일도 이룰수 있고, 주위 사람들 또한 그런 당신의 성실한 자세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오늘 이 일이 중요하다고 하여 가장 소중하고 귀중한 것들을 뒷전으로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충성스럽게 목숨 바쳐 해온 일들이 당신의 가족, 친구, 나아가서는 당신의 목숨마저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어진 일에 목숨 걸고 살아온 인생이 영광스럽다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직업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이고 의무라며 충성스럽게 일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 일들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다.


대한민국 월남전참전자회 거창군지회
회장 박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