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적을 바랐는데
작성일: 2014-04-24
지금 세간에선 인천 제주도 간을 왕래하는 정기여객선 세월호가 전남진도 부근에서 배가 침몰 수학여행단 수백명의 학생 및 승객을 선실에 가두어둔 채 위기대응 매뉴얼을 내동댕이친 채 선장과 승무원이 먼저 선상을 탈출해 수많은 인명을 잃은 사건으로 온 나라가 초상난 집처럼 발칵 뒤집혀져 슬픔에 잠겨 있다.
癸卯 1903년 어느 여름날 제주도에서였다. 상제님은 두 성도를 데리고 바닷가로 가셨다. 바다에서는 해녀들이 물속을 분주히 드나들며 해산물을 따고 있었다. 이때 상제님께서 바닷가 둑 위에 올라서시어 바닷물을 밀어내듯 팔을 펴시면서 무어라 말씀하셨다. 그러자 갑자기 홱∼’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닷물이 순식간에 없어지고 육지가 되었다. 물속에서 해물을 따던 해녀들은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리며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데,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고기와 미역 등을 주어 담느라 야단이었다. 상제님께서 한동안 이 광경을 바라보시다가 이번에는 바닷물을 왈칵 들어오게 하셨다. 사람들이 물살에 휘말려 아우성을 쳤다. 곁에서 그 모습을 구경하느라 배고픈 줄도 잊고 있던 호연에게 상제님께서 “이것이 바로 천지조화니라” 하시고 이후 열흘 동안 한수리, 수원리, 귀덕리 일대에서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을 없애는 공사를 보셨다.
이때 상제님은 소매가 없는 푸른 도포(靑袍)를 입고 순식간에 어음에서 서귀포까지 다니시며, 땅이고 바다고 제주도 곳곳에서 홀연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셨다. 그리하여 제주도 섬 안에 ‘푸른 청포를 입은 신인이 도포자락을 펄럭이며 바다 위를 걸으시고 동서로 날아다니신다’ 는 소문이 퍼졌다. 상제님께서 닿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청포를 입으신 상제님이 바람처럼 유유히 사라지시는 모습을 넋을 잃은 듯 지켜보았다고 한다.(道典5:27∼28)지금까지도 그 마을 노인들이 이 사실을 생생이 증언하고 있다. -누가죽고 누가 사는가. 안경전 지음 생존의 비밀에서-
21C 첨단과학기술로 이동식플로팅도크를 바다에 띄워선 배를 번적 들어 올리는 불럭 작업을 서둘렀던 들 인명구조는 不可했을망정 시신인양은 그렇게 지연되지는 않을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청해진 해운회사나 정부 관련부처의 zero에 approach 한 위기대처 능력이 여실히 들어났기에 평소엔 무슨 짓을 감추고 있었나 싶다.
상제님이 홀연히 나타나셔 바다를 가르고 배를 건져 올릴 기적을 보여 주실 때 이었건만. 그 배의 단체승객 안산 단원고등학교 수학여행단 두 손 모아 기적을 간구 하는 기도를 드리며 운명한 꽃다운 청소년들게 기적을 내려주실 것이지, 소중한 어린생명을 사정없이 수장시킴을 왜 보고만 게셨을까?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고 했는데 첨단과학도, 상제님도 절망적인 상황을 해결치 못하나 보다. 하늘을 우러러 땅을 치며 통곡 기원祈願)해 봐도 뾰족한 기적은 일어나질 않는 구나…
고성낙일(孤城落日)이라 「외로운 성에 지는 해」구원 군이 오지 않는 고립된 성과 기울어지는 저녁의 낙조, 기운도 떨어지고 재기할 힘도 없는데, 도와줄 사람도 없어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장군을 좇아 우현을 잡고자
모래마당에 말을 달려 거연으로 향한다.
멀리 아노라. 한나라 사신이 소관 밖에서
외로운 성, 지는 해 언저리를 수심으로 바라보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