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연히 만들어진 우주
작성일: 2014-06-26
영국의 저명한 천체 물리학자 호킹의 저서 ‘위대한 설계’에서 ‘우주의 창조를 위해 신이 필요하지는 안타’는 글을 발표해선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고 특히 인격신인 유일신을 믿는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호킹은 2011년 4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천국은 죽음을 두려워한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며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혀 인격신의 부정에 많은 종교계에서 믿는 사후세계를 받아들일 수 없는 개념임을 분명히 밝혔다.
‘우리가 우연히 만들어진 우주에 살고 있고 천국도 없다면 살아갈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명쾌하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고 설파하여 그의 내공이 과학자의 수준을 넘어 선각자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엿보게 한다.
우주가 설계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과 우주의 지배하는 자연법칙이 없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이다. 그는 ‘과학이 밝혀 낼 수없는 우주 구조에 관한 무한한 찬탄과 경외감을 가지고 있었고, 나 자신이 인격신의 불신자이면서도 지극히 종교적일 수 있는 이유라고 말하였다. 정말 인간을 포함한 우주를 신이 창조했다면 피조물 보다는 창조주가 훨씬 더 복잡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우주가 스스로 생기는 것이나 지구에 생명체가 우연히 발생할 확률이 매우 작다는 것은 창조론자나 진화론자들이나 양쪽 다 공감하는 것이나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정반대다. 한쪽은 우연히 일어나는 현상이 확률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의 원인으로 신을 도입했고, 그 반대쪽은 우연성의 문제를 인본원리와 자연선택으로 해결한다.
인본원리란 1974년에 영국의 수학자인 키티가 도입한 개념으로, 우주가 우연히 만들어질 확률이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 우주에 존재하는 것이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므로 확률이 작다고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렇다. 한쪽은 우연성의 무한희귀에서 빠져나올 수 없고 한쪽은 간명하고 자연스럽다면 무엇이 진리를 지향하는가? 우리는 여기서 지구중심설과 태양중심설의 논쟁을 떠올린다. 행성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지구중심설이 태양중심설보다 조금도 못하지 않으나 복잡한 여러 가정이 필요했던 지구중심설은 결국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났다. 간명한 것이 언제나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노자가 말하길 우주자연(宇宙 自然)은 스스로 그러하다 하였다.
고전에서도 주(宙)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시간을 말하고, 합(合)은 육합(六合)즉 상하전후좌우(上下前後左右) 육방(六方)을 뜻하는 공간으로 우(宇)라고도 한다. 즉 합은 위로는 하늘로 통하고, 아래로는 땅의 지극함에 도달하며,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천지만물을 남김없이 포용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체적으로 볼 때 철리(哲理)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붓가는대로 임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