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질욕혈

작성일: 2014-07-31

질욕혈(窒慾穴)이란 “욕망을 막는 다”는 뜻으로 옛날 옛적엔 사람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일곱 가지 감정을 칠정(七情)이라 하여 기쁨 ⦁ 슬픔 ⦁ 노여움 ⦁ 즐거움 ⦁ 사랑 ⦁ 미움 ⦁ 욕망을 가리켜 칠정이라 한다.
성리학에서는 이러한 칠정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순수하고 지극히 선하여 인성(人性)이 보존된 완전한 경지로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마음이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저촉되지 않을 수 없고, 그 반응으로 칠정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럴 땐 그것이 선(善)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사회적 기준에 맞도록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 다고 했다. 그것을 중용(中庸)에선 기쁨 ⦁ 노여움 ⦁ 슬픔 ⦁ 즐거움의 감정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것을 “中”이라하고, 발현되어 모두다 절도에 맞는 것을 “和” 라고 한다.
칠정 가운데서도 가장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 욕망이다. 그래서 욕망을 ‘오욕(五慾)’이라 하여 다섯 가지로 나누노니 재물욕 ⦁ 색욕 ⦁ 명예욕 ⦁ 식욕 ⦁ 수면욕으로 인간은 그 어느 하나 쉽게 내치질 못한다.
마음속에는 늘 이런저런 욕망들이 가득 차 있어, 비집고 나올 틈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그 욕망을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터인즉 욕망이란 근심의 원인이요, 갈등의 원인이고, 다툼의 원인이며, 더하여 파멸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망매지갈(望梅止渴)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매실은 시기 때문에 이야기만 들어도 입에 침이 돌아 해갈이 된다는 말”인가하면, 화중지병(畵中之餠)이란 “그림의 떡”이란 성구로 연이어 쓰기도 한다.
어느 날 조조의 군사들이 행군하는데 날씨는 찌는 듯 무덥고 식수는 바닥이나 병졸들은 기진맥진 하던 차 이때 조조는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군사들을 향해 외쳤다.
「저 산 넘어 에 매실 밭이 있으니 우리 어서 가서 시큼하고 달콤한 매실을 실컷 따 먹고 갈증을 풀자고 하자」
이에 갈증 난 병졸들은 매실이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군침이 돌면서 정신을 차려선 계속 진군을 했던 것이다.
모순(矛盾)이란 “창과 방패” 란 뜻으로 앞뒤가 서로 맞지 않아 말이나 행동이 동시에 양립 될 수 없는 경우 쓰이는 어패 있는 말이다.
초나라사람으로 방패와 창을 같이 놓고 파는 장사꾼이 있었다. 그는 방패를 들고 호객 할 때 「자아, 이 방패로 말할 것 같으면 아무리 날카로운 창으로도 뚫을 수 없는 견고한 것입니다」라 말하곤, 연이어 창을 들곤 손님을 부를 땐, 「자아, 이창으로 말하자면, 제아무리 여물고 단단한 갑옷이라도 단 한 번에 꿰뚫을 수 가있습니다」라고 자랑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나와선 「그럼 그 창으로 그 방패를 한번 찔러 보시오. 그러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소?」하니 장사꾼은 대답이 궁하여 전전긍긍 하였다. -<한비자> 난(難)편의 이야기다 -
사회를 바르게 정화해야 할 두 얼굴의 사나이 유병언의 비참한 종말을 보면서, 질욕혈 ⦁ 칠정 ⦁ 오욕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한 때 유병언 은 사회의 「목탁(木鐸)」이자 「금탁(金鐸)」이었다. 교단을 바르게 이끌었어야 할 지도자가 악마와 같은 탐욕스런 마음을 품은 찰나에 파멸했다. 얼마나 처량하고 가련한가. 어안이 벙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