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광반조

작성일: 2015-02-11

“회광반조(回光返照)”란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욕심에 끌려 세상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다가 임종시 제정신이 한번은 들어서인지 맑은 정신으로 지나온 과거사를 뒤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한다는 의미이다.
본디 구하는 바가 많으면 불가피한 어려움도 부딪치기 마련이다. 진정 큰 꿈을 꾸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중국고사와 같이 가랑이 밑으로 기어들면서도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에 참고 견디는 끈기가 있다. 특히 대중의 이해를 구하려는 정치인들은 철면피한 얼굴을 상대방게 속내를 들어 내지 않고 감정을 감추는 극중 탤런트 연기를 방불케 해야 될 것 같다.
중국 당나라 때 측천무후 집권시절 신하 누사덕(樓師德)은 성품이 온후한 관인(寬仁벼슬아치)은 아무리 무례한 일을 당해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의 동생이 대주자사(代州刺使)로 임명되자 형이 그의 처신을 물었다. 동생이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누사덕은 “그가 네게 화가 났기 때문에 침을 뱉었는데 네가 바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 아닌가.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두면 저절로 마를 터이니, 그럴 땐 “웃으며 침을 그냥 두는 것이 제일이다.”라고 충고를 주었다는 타면자건(唾面自乾)이란 고사이다.
최근 거창군수의 선거법 위반사건이 앉은 자리마다 인구회자 되고 있다. 입심이 좋은 군수를 필자는 부러워했는데 입심이 너무나 좋은 것도 탈이 날 수 있구나 싶어 애닯다.
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도 자리에 욕심이 나면 말을 아끼고 행동거지를 조심해야지 보통사람과 똑같이 멋대로 놀고 함부로 씨부렁거려서야 청문회가 무리 없이 돌아갈까 우려가 된다.
사람이 나름대로 목표를 가질 바에야 잡다한 상황을 치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야길 할 땐 처음부터 끝까지 부추기거나 칭찬일변도로 나가면 뭔가 숨은 의도가 있다. 마치 장군이나 공주처럼 말하고, 상대를 자신의 부하처럼 대하거나 모욕적인 말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부탁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에 생기는 ‘물음표’ 라는 불안감을 능숙하게 제거해 주는 사람이다. 더욱이 윽박질러서는 안 되는 것이 권력을 앞세워 ‘상대방 말을 무시한다’던가 ‘잠자코 시키는 대로해’ 라 하는 것은 안 된다.
수레를 빌리면 제발을 쓰지 않고도 천리를 갈 수 있고, 배를 빌린 사람은 헤엄을 칠 줄 몰라도 강을 쉽게 건널 수가 있다. 군자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 만물을 빌려 올 줄 알면 된다. 한 조직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능력이 달릴 땐 ‘힘을 빌리는(借力)데 힘을 모야야 한다. 조조는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중원을 통일했다.
“맷돌에 넣어 갈아도 온 보리로 그냥 나온 낟알이 있다”는 말이 있다. 거창군수 · 이완구 총리후보자게 전하노니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도전하여 기어이 ‘맷돌속의 온 보리’ 마냥 슬기롭게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길러 대기만성하길 바란다.


-붓가는대로 임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