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들아! 힘들지? 함께 이겨보자!’

작성일: 2015-04-09

학년 초이다. 모든 학교가 새로운 교육과정을 준비하여 학교설명회를 갖는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틀에 박힌 교육과정 설명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교육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도록 하면서 담임교사와의 상담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 설명회 타이틀에 ‘학부모와 소통하는~’이라는 부제를 넣기도 하면서 학부모와의 상담주간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학교와 학부모는 소통이 중요하다. 서로 간의 거리를 좁혀서 아이들을 보다 잘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관계설정이 강조되고 있다. 자녀가 학교에서 선생님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가고 있는지를 알아서 자녀의 성장을 돕기 위한 소통이다.
요즈음 학부모회는 어머니들이 대부분 참여를 한다. 어머니들의 자녀 사랑은 전문적이면서 적극적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한다. ‘어머니의 사랑을 반만큼이나 알았으면’ ‘어머니는 저렇게 애를 태우는 데’ 하는 마음을 가끔 갖는다. 어디로 갈 줄 알아야 멀리 갈 수 있다. 목표가 있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목표가 있으면 희망도 생긴다. 어머니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식은 부모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지난 9월초 퇴근 시간, 화난 음성의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월요일 일을 아시나요?, 그렇게 큰일을 왜 모르시나요?, 그렇게 공공장소에서 일어난 일이 아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아닌가요? 아이들에게 자존심도 있지 않을까요?, 12일까지 꼭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 속에는 자식사랑이 가득했다. 학부모를 진정시키고 30분 대화를 제의했다. 모든 내용을 학생과 해당 교사에게 알아 본 후 잘 처리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자식이나 제자에게 부모나 스승의 사과는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렵지 않겠느냐, 지금의 대화는 학생의 과거가 아닌 미래에 초점이 맞춰줘야 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어머니의 지혜를 호소하였다. 우리들의 대화는 시간이 가면서 부드러워졌고 서로 간에 공감이 이루어져 가는 분위기가 되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밝은 음성으로 전화를 끝냈다.
다음날 학생들과 대화를 했다. 학생들은 먼저 자신들의 잘못에서 시작이 되었음을 인정하면서 억울함도 호소하고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 주는 답변을 주어 “괜찮은 녀석들이네! 역시 된 사람으로 가르쳐 놨구나!”하는 믿음직스러운 말과 행동을 선물로 받았다.
인생은 어려움을 하나하나 이겨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어떨 때는 성공하기도 하고 또 어쩔 수 없이 실패할 때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관계이다. 아이들에게 수많은 일이 생길 것이다. 어려운 장벽을 헤쳐 나가면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해결하고 사람에게서 힘을 얻게 된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친구도 좋다. 물론 모든 시작은 진정성과 겸손,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함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초등 1학년 때 운동장에서 줄 서는 법을 배웠다. 그러면서 최초로 질서에 대해 눈을 뜨게 됐고, 자신 밖에 몰랐던 나는 아이들과 경주하는 법을 배우면서 공평을 경험했다.”라는 글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에는 배움이 있다는 것을 찾아본다.
어머니께서는 “인내가 세상을 정복한다.”라는 서양속담을 생각하면서 아들의 건강한 성장을 꿈꾸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자녀교육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고민하면서 지혜롭게 아이와 소통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이겨낸 아이들이 더 큰 어려움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아들아! 힘들지? 세상은 인내하면서 이겨나가는 것이란다. 나는 너를 믿는다!”


-오피니언 오세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