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覆水不返盆
작성일: 2015-04-16
‘복수불반분’ 이란 “한 번 엎지른 물은 되 담을 수 없다”는 뜻이다. 세간엔 경남기업 회장 성완종의 55자 메모 폭탄이 박근혜 정부를 뒤흔들어 선 나라가 온통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주문왕이 商나라를 치고 봉황의 언덕에 이르렀을 때 신발 끈이 풀어지자 직접허리를 굽혀 끈을 묶었다. 태공망 여상(강태공)이 물었다. “폐하, 시중들 신하가 업아 옵니까? 주문왕 대답해 가로되” 최고의 군주 밑에 있는 신하는 모두 스승이요. 중간의 군주 밑에 있는 신하는 모두 친구요. 하급 군주 밑에 있는 신하는 모두 시종이외다. 지금 이곳에 있는 신하들은 모두 선왕 때부터 있었던 신하들이라 이일을 시킬 사람이 없다고 했다.
주문왕은, 오랜 세월 동안 낚시로 세월을 낚으며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을 알아보곤 중용한 사람이다. 그 안목이 있었기에 강태공의 도움을 받아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중국통일의 역사를 이룰 수 있었다. 지도자의 능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뛰어난 사람을 찾아 발탁하고 그 마음을 사로잡아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일 진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세 사람이 다 연루되다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했는데 박대통령은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어둡나 싶다.
우리는 위의 고언에서 주문왕의 뛰어난 용인술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유됨을 알 수 있다. 그는 풀어진 신발 끈을 손수 묶곤 그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함으로써 강태공은 물론 모든 신하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 말이 겉으로, 얼버무리는 말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고 있기에 신하들은 이 말에 마음속깊이 감동을 받아 왕을 위해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충신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삼국지의 고사에도 그러하거니와 조자룡이 유비의 아들을 구해오자 유비가 자신의 아들을 팽개치면서 “이런 하찮은 아들 때문에 귀한 장수를 잃을 번 하지 않았는가? 라고 외쳤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전쟁에서 자신의 아들보다 훌륭한 장수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유비의 대의명분을 보고 감동한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바로 부하의 마음을 움직이는 유비의 용병술이다. 단 한마디의 언동이 목숨을 바쳐 충성하는 수많은 부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강태공은 탁월한 병법과 군사전략으로 주나라의 천하통일을 이룬 인물임에랴. 그 공을 인정받아 제나라의 제후로 봉해져 시조가 된, 이처럼 강태공은 출중한 인물이다. 천하를 통일하고 춘추전국시대 패권국으로서의 기초를 닦았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병법서를 집필해 文武 政에 통달한 인물이다. “마태효과”즉 승자독식의 역사에서 사람들은 강태공을 떠난 마씨부인이 우둔한 사람이라 폄하하지만 그녀가 남편을 떠난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강태공은 오랜 세월 가난에 시달리면서 오직 책만 읽을 뿐 제대로 가정사를 돌보지 않은 무책임한 남편이었다. 마씨부인은 가난을 참지 못해 친정으로가 개가를 하고선, 제후가 된 뒤에 돌아와 같이 살길 애원했으나 하지만 강태공은 마씨부인의 미련의 꿈을 가차 없이 깨게 만든다.
강태공은 마씨의 눈앞에서 물동이 물을 쏟아버리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라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는 고사 성어로써 답하니 흔히 우리가 말하는 구어적 속어 “있을 때 잘해” 라는 말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붓가는대로 임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