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細行 작은 예절

작성일: 2015-09-23

유규한 역사를 가진 우리겨레의 명절인 세시풍속 중 한가위를 가배절, 가위, 가윗날, 또는 중추절을 추석 대 명절 이라고 한다. 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추수감사절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햇곡식과 햇과일을 추수해선 먼저 천지신령과 조상님 게 흠향(歆饗)하시도록 풍년제격인 차례를 지내거나 감사기도를 드린 후에 자손들이 음복(飮福)하며 담소를 즐긴다. 소시 적엔 강강 술래잡기, 그네타기, 편씨름을 했는데 일제와 6.25 전쟁, 쿠데타로 빼앗은 군사정권이 가정의례준칙을 만들어 간소화란 미명아래 그들의 군화 발자국에 세시풍속이 말살되다시피 했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은 모든 기준이 TV방송과 인터넷 내용을 모방하게 되는 추세이다. 여러 방송국 리포터들이 국내외 명승지를 누비면서 식탁에서 외국인과 접해 민간외교를 하면서도 배낭을 메고선 모자를 쓴 채 음식을 먹는 영상을 종종 보게 된다. 도난 등 피치 못할 사정이야 왜 없을 까만, 수차례 얼굴이 화끈거리는 민망함을 느꼈었다. 東西양 공히 실내에선 탈모를 하는 것으로 배웠다. 나 역시 몸에 밴 예절로 실내선 모자를 벗어야 됨을 예의로 알 곤 실천하고 있다.
요즘 젊은 여성분들이 기혼 미혼을 가릴 것 없이 군용모자 스타일이나 야구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이 수년째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유행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그건 복식예절에 벗어난 꼴불견이 더구나 아이를 업은 채 유모차를 몰면서 그런 모자를 쓰는 것은 편리성 때문 일거라고 생각도해 봤다. 그런 이유라면 헤어밴드나 실크스카프로 묶어서도 얼마든지 멋을 낼 수 있을 텐데! 남에게 충고를 한다는 게 주제 넓고 쉬운 일은 아니나 허나 內子가 핫팬츠를 입어 허벅지를 다 들어내곤 야한 영자로 쓴 T를 입고 라이방 색안경을 쓰곤 맨발로 아무렇지도 않게 어머니 생전에 나타난 아내의 가관스런 모습에 어머니 게서는 기절초풍을 하셨다고 누님이 귀 뜸을 해 주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상대가 누구이든 간에 자존심이나 체면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설득하는 기교가 필요하다. 예의범절은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일이기에 村老가 노파심에서 추석명절을 맞아서 하는 말이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중국 속담에 사람은 얼굴 하나를 가지고 살고, 나무는 껍질 하나를 가지고 산다고 (人活一張瞼, 樹活一張皮)”했으니 말이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자신의 체면을 중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상황판단을 잘못할 수가 있다. 이럴 때엔 어떻게 상대방의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까?
생활 속에서 부득이 편리성을 앞세워 자신도 모른 채 예의범절을 범할 때가 흔히 있기 마련인데 혼탁한 세태일수록 남을 탓하기 이전 자신과 가족을, 나아가 一族의 아주 작은 예절이나마 챙기다보면 윗사람을 섬기고 사회가 안정되어 나라가 태평성대 해지라라고 믿는다.



-붓가는 대로 임부륙 r200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