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은 배려가 위대한 힘이 될 수 있다”

작성일: 2015-10-08

太公曰, 痴人畏婦 賢女敬夫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는 뜻이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소설가였던 디즈레일리는 당시 프랑스 소유였던 아프리카의 수에즈 운하를 영국 소유로 만든 유능한 정치가였다.
그는 나이 서른다섯이 되어서야 결혼을 했는데, 그것도 자신보다 열다섯살이나 연상인 메리 앤이라는 과부를 신부로 맞이한 인물이였다고 한다.
앤은 결코 아름답지도 않았고 재주도 없었다. 문학이나 정치에 대해서도 별로 아는게 없는 그저 평범한 여자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요리를 잘한다든가 집안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녀가 갖고 있는 장점이란 오직 한 가지, 남편을 존경하는 법을 알고 있었고, 그 아는 바를 성실하게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을 휘어잡겠다든가 경쟁을 해서 이겨보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남편이 정치인이라는 사실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만 남편이 하는 일이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이라는 것만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최대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남편이 밖에서 했던 일에 대해서는 일체 묻지않았으며 오로지 편히 쉴수 있도록 배려해 줄 뿐이었다. 그래서 디즈레일리도 그런 아내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여겼다.
두사람은 항상 서로를 존중해주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그들을 30년 동안 단 한번의 싸움도 하지 않는 부부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었다.
디즈레일리는 연상인 자기 아내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 ‘결혼 생활 30년 동안 아내 때문에 마음이 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회고를 했다.
이말을 그의 아내가 했다면 딱 한단어만 바꾸면 되었겠지, 아내를 남편으로....
미국인들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여인이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부인이었던 엘리나 루즈벨트 여사였다.
그녀는 스무살에 루즈벨트와 결혼하여 11년 동안 여섯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런데 그중 한 아이가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때 여사의 친구가 찾아와 위로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을 했다.
“나는 괜찮아 내게는 내가 앞으로 사랑할 수 있고 내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아직 다섯이나 남아있어”
결혼 후 남편 루즈벨트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해 관절염을 앓다가 다리가 말라 버리는 불행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는 수없이 다리에 쇠붙이를 대고 다리를 고정시킨 채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되었다.
“내가 불구자가 됐는데 그래도 날 사랑하오?”
그때 엘리나 여사는 이런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해요? 그럼, 내가 그동안 당신 다리만 사랑했단 말인가요?”
엘리나의 이 한마디는 다리 불구가 된 뒤 열등의식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루즈벨트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1933년, 불구자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대통령선거에서 당당히 당선이 되었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1936년의 재선, 1940년의 3선, 1944년의 4선에 이르기까지 연속 네 번씩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으며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것이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는 영원히 헤어질 수 없나 싶다. 죽어 꽃이 되어서라도 다시 만나고야 마는 게 부부의 사랑인가 싶기 때문이다’.



-박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