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학동 讚歌 ⅴ

작성일: 2015-10-14

이황과 임훈의 시는 수승대 거북바위(龜石面)에 나란히 새겨져 있다. 얼핏 보면 사이좋은 벗이 만나 수창(首唱)한 것처럼 느껴진다. 허나 기술한바와 같이 임훈은 수승대 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고 수송대라는 이름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 같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오숙(吳肅)이 지은 유수송대기(遊愁送臺記)이다.
척수암 에서 긴 둑을 따라 수십 보쯤 가면 수송대에 이른다. 이 수송대는 시내 한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높이는 몇 길 쯤 되고 길이는 높이의 두 배나 되는 한 덩어리 큰 암석이다. 바위틈엔 長松들이 자생하여 사면으로 죽 둘러 서있어 솔만이 풍기는 상쾌한 감송향이 늘 서려있다.
바위 옆면엔 “수승대”란 이름으로 새롭게 바뀌어, 봄기운을 맞아 그 경치 더더욱 아름답네, 깊은 숲에선 꽃들이 피어나려 꿈틀대는데 그늘진 골짜기엔 잔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네. 명승을 보고 싶어도 가보질 못하니 오직 회포만이 더할 뿐이네, 훗날 한통의 술 가지고 다시 와 큰 붓으로 운무 낀 암벽에 글을 쓰리라는 한시가 새겨져 있는데 새롭게 바뀌었다. (名 新搜)라고 한 것은 퇴계가 搜勝 두자로 이석대의 이름을 바꾸자고 한 것을 말한다.

우뚝 솟은 강 가운데의 커다란 바위
이곳에 오르니 흥이 절로 아름답네
못의 물엔 빗방울이 떨어져 번지고
산의 모습 반쯤은 연무에 잠겨 있네
빼어난 경치 새로 그린 그림처럼 산뜻한데
옛 사람은 가고 없어 옛 생각에 슬퍼지네
이끼를 긁어내며 고인의 묵적을 찾는데
구름장 사이 햇살이 붉은 언덕에 비추네

경 북 칠곡 장복추(張福樞 1815-1900)선생의 詩다.



봄이오면 꽃이 일시에 피어나니
용문의 봄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시냇물 불어 바위가 반쯤 잠기고
산은 컴컴하게 먹구름이 덮고 있네
바위에는 시와 성명 빼곡히 새겨있고
술잔은 나그네의 소회를 넉넉하게 하네
구름이 날마다 덮이는 것 걱정하지 말게
남은 햇빛 층층의 벼랑에 비추고 있으니

-성팽년(成彭年 1540-1594)선생의 詩다.


-붓가는대로 임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