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가을 단상
작성일: 2015-10-21
合水강변에서
추강월색(秋江月色)이라더니 황혼녘
합수강물위 만월이 발(發)하는
은빛 금빛은 예없이 영롱하고
수면위 파문 또한 오색찬란하구나!
만강노적(滿江蘆荻)이라고 강변따라
갈대숲속엔 투림숙조(投林宿鳥)들
기러기떼며 갈메기떼들이 부르는
사랑노래 웅창자화(雄唱雌和)는
천사들도 시기한다는 세르나드였구나!
언제였던가 내 젊음이 꽃피던 시절
SH씨와 손을 맞잡고 창가 부르며
금모래 은모래를 몰아놓고
누구도 침범못할 모래성을 쌓던
옛추억이 생각나 내 오늘 여길
찾아 왔건만 모래성은 파도에 휩쓸려
모래톱으로 변해있고
우리들이 뛰고 굴리며 추던 Can Can 춤 그족적(足寂)들은
설니홍조(雪泥鴻爪)라고
눈밭위 기러기 발자욱처럼
그 흔적 찾을 길 없음에
내 그를 슬프하노라
오 세월이여! 오 인생이여!
정말 허무하구나!
사람 한 평생이 모래성처럼 쉬이 허물어져 버렸다니
인생이 색즉시공( 色卽是空)이라고
인생이 원래가 허(虛)하고 공(空)하여 형체없음에 바람에 날려간 기러기 깃털 같은것!
(Floccinaucinihilifilification)
인간이 “만물지 영장”이라 자처하면서도
한 마리 죽은새 깃털보다 못하였구나!
허무 토라 인생이여!
사람이 한번만 산다는 인간극장엔
(Ein mal lnder welt)
시연도 예행연습도 없다하나니
내 뒤를 따르는 주자들이여!
인생길이 그리 간단치 않았음을 역설하노니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시길 부탁하노라
이 주자도 때론 목이타고 갈증이 났었다만
도천수(盜泉水) 물 한모금도 마시질 않았었고
태양이 작열하는 모래사장에서
내 역마차 바퀴가 빠져 애를 먹으면서도
악목(惡木)그늘엔 쉬지도 않았으며 때론 역경에 처했으도
무고무아(毋固毋我)로 나를 이겨서 내앞에 놓인 가시밭길을 완주했나니
내후손들이여 박수한번 쳐다오!
안녕!
2015년 시월 20일
서울의료원을 퇴원하면서(참 간호사님들 친절하시어 감사드립니다.)
-논설주간 신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