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 많은 것’과 ‘말 잘하는 것’ 혼동하지 말아야
작성일: 2015-12-09
2500년 전 공자와 제자들이 주고받은 대화록인 ‘논어’에는 처세에 관한 내용이 많아서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지침으로 삼으면 좋을 글들이 많다.
논어(論語) 제12편 안연(顔淵)에 ‘인자 기언야인(仁者 其言也訒)’이란 가르침이 있다. ‘어진 사람은 그 말하는 것을 어려운 듯이 참아서 한다’란 의미이다.
어진 사람은 남을 배려하고 주위를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하지 않으며 행동하기 전에 말을 먼저 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된다.
가끔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이 많은 것’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이 내뱉을 말에 책임을 지면서 필요한 말만 골라 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사리 분별도 못하고 알량한 지식으로 주변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마치 자기만 똑똑한 것으로 착각 속에 살아가는 ‘과똑똑이(실제는 보잘 것 없으면서 겉으로만 똑똑한 체하는 사람)’들은 ‘말이 많은’ 부류이다.
거창군의회 제7대 11명의 군의원 중에도 이와 같은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이 많은 것’을 혼돈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해 설화(舌禍)를 자초하면서도 마치 자신이 말을 잘하는 것으로 자기착각 속에 빠져 있는 의원들이 있는 것 같다.
평소 덕과 너그러움으로 말수가 적지만 가끔 필요할 때 적시에 미소속에 한마디씩 핵심을 찌르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이지, 알량한 지식에 내가 너보다 똑똑하니 넌 닥치고 내말만 들어 라는 식으로 틈만 나면 발언대에 오르고 시간을 잠식해, 심지어는 정상적인 의사일정 진행조차 어렵게 만드는 의원이야 말로 ‘말 잘하는 것’이 아닌 ‘말 많은 과똑똑이’에 해당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즘 어느 분야든 가장 큰 화두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소통’이란 단어적 의미가 사람들끼리 서로 생각, 느낌 따위의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소통의 첫 출발은 자신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최고다’라는 오만속에서는 소통이 있을 수 가 없다.
일부 초선 군의원 중에 이러한 오만속에 빠져 동료의원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내가 최고’라는 오만속에 빠져 허우적데는 우를 범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한심하고 꼴불견이다.
역대 군의회 중 이번 7대 의회가 현재까지 가장 많은 ‘5분자유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발언내용이 진정성이 없고 군민정서를 외면한 체 군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는 내용으로 주절주절되어지다 보니, 이제는 군민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는 군정의 눈높이와는 상관없는 발언과 사감을 섞은 푸념조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탓에 세치 혀로 인한 설화(舌禍)를 스스로 자초해 사법적 처단 대상에 오르는 위기를 겪고 있다.
군민과 공감이 있는 ‘말 잘하는’ 의정발언이 되어야지, ‘말만 많이 하는’ 의정발언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자성해야 할 것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일부 말 많은 2~3명의 군의원들 때문에 회의를 하면 10분 만에 끝낼 것을 3~4시간씩 끄는 탓에 역대 군의회중 효용도 없는 지루한 회의를 가장 오래하고 있는 것으로도 손꼽히며 집행부 공무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인자 기언야인(仁者 其言也訒)’이란 논어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 팩트와 공감 없는 말수 많은, 말만 많이 하는 의정발언을 지양해 군민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는 군의회가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