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밑 유감 건망증
작성일: 2016-02-15
또 한해를 보내고 나이한살을 더 먹는 세밑에 건망증이랄까 기억력이 쇠퇴해 져서 기억해야 할 무언가를 잊어버림 증이 심해 유감이다. 이런 건망증健忘症이 더 심해지면 아마 치매로 옮겨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 치매는, 정상적이던 지능이 대뇌의 질환으로 기억장애, 이해력과 계산 능력저하,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행동을 지속하는 등의 머리 따로 몸 따로 노는 것 같은 증세일 게다.
나 역시 근래에 들어 음식점에다 모자를 두고 온다던가, 돋보기안경, 볼펜 등을 찾아 허둥대기가 예사다. 음주 후 택시로 귀가 하곤 다음날 차를 찾아서 헤 매이기도 한다. 이 정도는 나이 들어 겪는 통과 의례라 하겠지만, 정작 머릿속이 백지장 같이 하얘져선 합창공연 중 솔로부분 가사를 잊어버린 큰 실수를 저지른 적도 있었다. 난 내림으로 평소 사람도 못 알아봄 증이 있다. 이럴 땐 정말 답답하고 알아야 할 사람을 못 알아 봤을 땐 부끄럽고 알게 모르게 사회생활에 장애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컴퓨터 키보드를 써 글을 쓰고, 색소폰나팔연습에 손가락을 쓰는 것이 이롭다하니까 그런 다행이 없다. 즐거운 놀이유희遊戱를 하면서 손뼉 치며 크게 웃는 박장대소拍掌大笑가 명약이란다. 시, 군, 읍, 면, 자치위원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동아리가 거의노인복지를 위한 레크리에이션내지는 심신단련을 위한 생활체육운동이 주 종목이라 적극 참여 하길 권유 하고 싶다.
나아가 사람의 성격에 최초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머니와의 관계다. 어머니는 아기의 인격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세상과 미래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반대로 천대받고 성장한 아이는 세상이 두렵고 위험하다고 느끼는 반면 앞날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정신분석학자인 그린커는 인생초기의 모자관계에서 정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은 어른이 된 뒤에도 대인관계에서 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어머니상mother image' 을 찾아 헤매며 정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친밀한 관계가 되면 격심한 불안과 위험을 느끼곤 피해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인격발달형성과정 가운데 특정시기를 중요시한다. 이시기에 어떤 욕구의 충족이 안 되면 평생 그 욕구에 대한 굶주림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작금 사회적문제로 대두된 아동학대사건 1만 건 중 실형은 21건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당국을 크게 비판하는 여론의 추세다. 서래마을 영아 살해 유기를 필두로 부천 최 군은 아버지가 두 시간을 두들겨 패 숨진 시신 옆에서 치킨을 먹곤 부인이 시신일부를 공중변기에 버린 사건, 생후9개월 된 아이가 운다고 작난감 을 던져 숨지게 한 엄마, ‘16㎏소녀' 밥 안 먹이며 학대 쓰레기통 뒤져 먹는다고 아버지 계모 학대, 낮잠 자지 않는 3살 아이에게 스마트폰 ’도깨비 앱‘ 무서운 영상 강제로 보게 한 보육교사, 자식을 패죽이곤 토막 내 냉동고에 넣어둔 사건, 뉴욕서 8세 어린이 토막살해 사건, 독일선 잇단 친자 청부 살해사건, 일본서도 3살 여아 뜨거운 물 끼얹고 목 졸라 벽장에 가둬 숨지게 한 사건, 남편의 친자 의심에 영아 살해, 14세의 딸을 때려 죽여선 11개월간 옆방에 방치한 목사부부 등은 미필적 고의의 사건이나, 거의가 유년기에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데서 기인其人한 정신이상의 신체적 결함이 없인 그런 패륜행위를 감히 저질 수 있을까? 이런 일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세계적 병폐病弊인 사회적 문제를 UN기구나 국가적 차원에서 척결해야 할 법정전염병 같은 예방의학의 과제이지 싶다.
긍정과 부정의 생각차이는 극에서 극으로 끝 간대 없이 치닫고 있다.
한 아이에게 높은 산 그림을 보여주었다.
“이 산을 넘으면 무엇이 있을까?”
아이는 즐겁게 웃으며 대답했다.
“예쁜 꽃밭이 있고요, 과수원도 있고요, 토끼와 사슴도 놀고 있을 거예요.”
다른 아이에게 같은 그림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산을 넘으면 무엇이 있을까?”
아이는 두려운 듯 떨며 말했다.
“절벽이 있어요, 떨어져 죽어요, 귀신이 나오고요, 해골바가지도 있어요.
이 두 아이의 생각의 차이는 엄청나다. 얼마나 무섭게 큰 간극인가! 우린 건망증이나 치매를 피해갈 방도方道인 개인위생에 철저해야 한다. 정부 또한 인구정책에 구멍이 뚫린 시급한 상황이 만시지탄이지만 그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어차피 인간수명 백수白壽시대에 도래한 좋은 세상 곱게 살다가 죽을 방도方途인 로맨스그레이의 변신을 꾀자면 치매에서 벗어나는 길이 우선이기에 세밑유감을 논하다.
-붓 가는대로 림부륙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