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정월대보름 斷想)

작성일: 2016-02-25

본말은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시구다. 입춘이 지나고 개구리도 놀라(驚) 잠에서 깬다(蟄)는 경칩(驚蟄)인데도 전국이 영하 10도라니 봄이와도 봄온 것 같질 않구나!
지난 정월 대보름날 (2.22) 거창 제1교 다리밑엔 춘수녹파(春水綠波)가 넘실넘실하고 만강노적(滿江蘆荻) 사이사이 뽀얀 백로떼들이 빙하속 싱싱한 회감이라도 있나 싶어 학수고대를 하곤 훨훨타오르는 달집 옆으론 발정색 연분홍 치마 저고리를 곱게입은 아낙네들이 집안 악귀를 쫓는다는 부적이며 딸자식들 소원성취를 비는 소지종이를 달집속에 던지며 섬섬옥수로 비는 모습, 똑 천상선녀들 같으니 춘기발동한 남정네들은 춘녀비(春女悲)에 젖어 우는 여인들이 있나 싶어 여기저기를 갸웃거리는 모습 또한 가관이었다. 이윽코 구름속 쟁반같은 달이 뜨자 기도로, 묵념으로 음풍농월(吟風弄月)하니 춘소일각(春宵一각)은 치千金이라 했구나! 77세 희수(喜壽)에 든 이 첨지도 향장(鄕杖)짚곤 동산에 솟는 명정월색(明淨月色)바라보며 수산복해(壽山福海) 빌어보지만 다 사리사욕이요 노욕(老慾)아닌가?
살고 죽음이 숨한번 더 쉬고 덜 쉬는 차이뿐 생사주관은 神들 몫인데 인간인 내가 감히 神들의 영역을... 석가는 세상을 空이라 했고 노자는 無, 공자는 仁, 예수는 세상이 썩고(Earth), 썩어(Earthy), 썩었다(Earthly)했으니 이 악취나는 세상, 미련을 버려야지...
식아이사(息我以死)라 죽음은 우리를 편케 쉬게한다 했으니 진흙의 명령(Clay Mandate) 받으면 염라대왕께 손사래 치질 않고 미소짖곤 따라 가야지! 이승세계 선악을 열거해 보이며 적선(積善), 적악(積惡) 규별대로 자리얻어 제 2의 삶을 살리니 죽마고우 초동친구들이여! 우리모두 적선하여 극락세계서 다시 만나 동고동락 하세라!

거창읍 개봉리 산 56번지 山居은자 신중신 상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