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우물을 판 삶

작성일: 2016-04-20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강물처럼 살아가는 사람과 바람처럼 살아가는 삶을 본다. 山에 우거진 숲이 머금었던 물을 토해내어 심산계곡을 가득 채워선 굽이굽이 흘러가며 물고기는 물론 수많은 생물 미생물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또 그 흐름을 모아 저수지도 되고 댐이 되어 농토를 비옥하게 하는가 하면 수력발전으로 전기도 일으키고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강물은 우리 인류에게 한량없는 은혜를 베풀면서 한길한길 흘러간다. 우리는 이렇게 강물과 바람처럼 사는 두부류의 사람을 피치 못할 대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멀리보이는 잔디밭은 앉아 쉬기도 좋고 더위를 가려줄 물도 있을 것 같지만 막상 가보면 기대하였던 것과는 달리 개똥밭에다가 그늘도 물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개똥을 치우고 우물을 파고 나무도 심으면서 힘찬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그리고 흘러가는 바람 같은 인간이 되지 말고 한 우물을 파는 끈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어느 주례사의 일절이다.
거창하게 태양과 우주의 관계 陰陽五行說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번 거창군수보궐선거에서 당선 된 군수는 한 우물을 판 삶에 대하여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 그의 이름 석자를 보면 그 사람 운명이 들어 있다는 것을 대략 알 수도 있다. 음陰과양陽의 두 가지 기운에서 양은 ‘태양’이고, 해는 ‘東’쪽에서 뜬다. 어감으로 본, ‘인’은 사람人이건 어질仁 이건 다 사람을 칭한다. 해서 양 ‘東’은 해가 두 번 뜬단 말이 된다. 하여 세 번은 몰라도 반동가리 군수 두 번은 한다는 게 이름에 들어 있다.
거기까진 좋다고 치자, 한데 민선 군수는 최고 권력자가 아닌, “군민심부름센터 長 입장에서 일할 것이라고 입후보자들이 외친 구호다.” 무리한 공약으로 민초를 오도誤導해선 아니 된다. 예컨대 ‘교도소 이전’ 공약은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 모죽毛竹에서 왕대가 올라와도 안 되는 것은 별도리가 없는 것이다. 군수가 무슨 재주로 대한민국정부사법부의 결정된 국책사업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이름이 좋기로서니 안 될 일은 안 되는 것이고, 책임못질 무리수공약은 군민을 몰캉몰캉하게 보질 않곤 그런 불 보듯 훤한 일인데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을까?
군수 눈에다가 고추 가루 뿌리는 것이 아니다. 법무부에선 당면 문제를 놓고 비유하여 거창군수를 외면하곤 그의 말에 귀를 기우리지 않을 수도 있는 위치란 말이다. 군수의 공약대로 되어서도 문제이고, 안 되어서도 큰 일 이란 생각이 든다. 이일을 어쩌나! 양 군수 지개 지고 똥을 쌀 판인데도, 도와줄 길이 전연 없으니 침불안식불안寢不安食不安이라 근심 걱정에 불안한 마음 좌불안석이로다.
-붓 가는대로 림부륙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