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순리
작성일: 2016-05-12
順理란 무리 없는 순조로운 이치나 도리이다. 즉 도리에 순종함이 순리인 것이다.
『명심보감』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란 문구(文句)가 있고 『경행록』엔 “굽히는 자는 중요한 지위에 오를 수 있으며, 남을 누르기를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대적 자 적을 만나게 된다.”고 했다.
이러하듯 나는 정상적 사고를 할 나이가 될 적부터는 남을 짓밟고 이기려고 하질 않았다. 단 한번 고교 자치회장선거에서 학교경영의 부당함을 지적해 들 쑤셔놓곤, 상대후보를 인신공격 하고선 당선한적 외엔 대학에서도 러닝메이트(버금 직위)로 어부지리 부회장을 했었고, 동창회장 직도 전임회장의 실책에 의해 동문들이 만장일치로 추대해 주어 수차례 연임을 한 적이 있다.
군대는 학군단 육군 소위로 임관 소위로 전역해 유감이나 자유분방해 적성에 맞질 않아 이등병으로 강등되지 않은 것이 천우신조라 여길 따름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마당인 직장생활에서도 손바닥을 비빈다거나 금전이나 뇌물 공세로 매관매직賣官賣職을 해선 동료들을 짓밟는 비신사적 행위를 하질 않았다.
천성이 곧아 휘어지질 않으니 눈에 나서 험지險地만 다녔고 사고처리나 하는 등 한직閑織에서 여차하면 목이 짤 릴 형편에도 정직을 앞세워 순리대로 처신한즉, 노른자위 직에도 앉아보았다.
직위가 뒤처지긴 했어도 대기업에서 2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견디어 내기도 했다. 어찌 내 人生 파란곡절을 A4용지 한 장에다 압축할 수 있을까만, 그럭저럭 살아왔다.
동업자의 배신을 눈감았는가하면, 친구의 판단miss로 엄청난 재산도 다 날아가 마음고통도 겪었지만, 生死運命이라 치부해 친구를 택했다. 등 떠밀려 광복회 지회장직을 8년간이나 하곤 의원사임 했다.
귀향 후 <칼럼니스트>로 자유기고를 하다가 신문사 사장직까지 하게 됐다. 힘든 일을 못하는 내겐 머리 쓰는 일이기에 즐기면서 하고 있다. 국가재건 새마을 사업, 장터, 공동묘지, 도로부지 등에 100여필지의 땅을, (사)민족문제연구소와 경향신문사가 연합 추진 중인 근현대사 박물관에 골동물자료 일천여점을 기부하였다. 적건 많건 오로지 주기만 했지 대가를 받은 적 없는 이 바보등신은 어리석음이 현명하다는 소신이 랄까?
지난달 말경 북상면 주민자치회 “노래하는 농부들 합창단” 단장에 뽑혔다. 우리합창단은 우리나라 900여 면단위 문화소외지역 중 유일무이한 클래식 가곡歌曲합창단을 창단, 해발 500m의 청정 고랭지농산물을 홍보하는 합창단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연주곡목을 소화하고 있다.
창단 5년차인 평균 연령60세의 할머니 할아버지 합창단이다. “농사는 운명, 노래는 숙명”이란 표제를 걸고, 독보는 미숙하지만, 작년발표회 땐 16곡을 달 달 외워선 노래 불러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경상남도 농민을 대표한 다수의 수상경력이 특색 있는 단체라고 입 소문나선 “톱스타 강호동의 사회로 천하으뜸 王中王 전 ‘스타 킹star king,”에 초대 받기도 했다. 솔직히 실력이 미숙하고, 한편 두렵기도 해 농사철을 핑계 삼아 출연을 거부한 적도 있는 유명세를 탄 합창단으로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국립합창단주최, 예술의전당 이 주관하는 ‘골든 에이지 합창 대회’에 나갈 준비에 마음이 부풀어 있다.
언감생심 수상은 바라지도 않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殿堂무대에 서볼 마음에 가슴 설래인다.
“ ‘거창의 박 칼린, 김 은애 지휘자'의 지도아래 출전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三代 단장으로써 바람이자 꿈이 있다면 오직 예술의전당무대에 올라서서 공연해 보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다.
<림부륙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