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심

작성일: 2016-10-04

도심盜心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 도둑놈마음인 돌심보를 말함이다. 도벽盜癖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버릇 도둑질을 일컬음이다. 우리속담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는 말과 같이 대수롭지 않게 남의 물건을 슬쩍 가져가는 고얀 손버릇인 그 도둑 마음을 한자로 쓰면 盜心이고, 그 버릇이 盜癖이다. 한데 “방귀가 잦으면 똥 된다” 하고 그 하잖게 여긴 슬쩍하는 버릇이 잦아선 굳혀지면 큰 도둑 안 되란 보장이 없다. 우리의천부경天符經경전엔 “(보이는) 하나의 시작은 (보이지 않는) 무에서 시작하니 (천지창조)시작은 하나이다.”라고 했다. 작게는 남의 볼펜을 빌려 쓰곤 그냥 가져간다거나, 차에 둔 색안경 등 액세서리가 조금 쓸모 있다 해선 집어가는 좀도둑도 자의건 타의건 도둑질임은 물론이다.
어느 사람은 남의 재물을 탐해 수단과 방법 가라지 않고 그 재화를 자기 수중에 넣는 그 순간 ‘내 것이다’라고 착각하는 버릇이 있다. 이 증세는 돈에 뿅 간 경제사범 “장영자 ‧ 조희팔” 증후군인 정신질환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성한사람치곤 그런 일을 감히 저지를 수가 없지 않은가. 범죄 심리분석에 의하면 설사 빌린 돈일지라도 내 수중에 들어오면 내 것이다. 라고 믿기에 그들에겐 변제辨濟란 법은 아예 없다고 한다. 사기를 친후 너는 나한테 당했고, 난 한탕 멋들어지게 했다는 식의 도심盜心을 즐긴 다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고 싶으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진정한 가치들에 따라 사는 길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지 않으면 큰 고통을 겪는 좌절과 파멸로 이끈 버릇인 도박, 성적문란행위도 일종의 도심이자 도벽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온종일 화투만 만지작거리곤 아니면 닥치는 대로 게눈 감 추 듯 여성편력잡기에 몰입하는 고얀 버릇이 일상으로 굳어진 것도 도둑심보인 도심盜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자에겐 친인척도 안면몰수 인륜人倫이라곤 없기에 사회통념상 격리가 요구되지만, 정부와 사법부, 씨족사회는 의외지사意外之事인양 강 건너 불 보듯 해 야리꾸리하다.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일까? 나 역시 음주벽이 있지만 그것은 가치 관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매 순간순간 느끼는 기분 나쁜 일이 싫어선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술을 마신다. 이 말인즉 내일 죽을 일이 생겼다 치자, 죽든 살던 내일 가서 볼 일이기에 오늘은 술을 마시곤 다가올 내일일은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평소지론이다.
하지만 우리가 도둑심보를 버리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알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극적으로 사는 이유가 여기에 기인한다. 우리가 소유하고 싶은 것에 대해선 잘 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는 전혀 모른다. 그래서 자신이 믿는 ‘옳은 일’에 따라 살 때에만 자신의 내부로부터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품고 있는 가치들 ― 그것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 곧 자신을 궁극적인 운명으로 이끄는 나침반이 있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우리 안에 내재 된 나침반이 제대로 쓰이지 못할 땐 길을 잃어 방황하게 된다. 반대 길로 들어가선 大盜가 될 수도, 바른길로 들어서선 선행 덕행이 높은 성인聖人君子형 인간관계의 형성도 바로미터나침의가 있기에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林扶陸의 붓 가는대로」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