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모래시계(Sand Glass)
작성일: 2016-10-13
美작가 호손의 소설 중 “모래시계”란 말이 있다. 내용은 A군이 친구B군을 찾아갔더니 친구 아내가 오뚜기 같은 유리병을 한번 뒤집고는 그 속 모래가 다 흐른 후에야 남편의 친구를 따뜻이 모셨는데 그 연유는 남편이 평소 놀기만 하다 죽어서 친구가 오면 10분씩 일을 시킨다며 죽은 남편의 뼛가루를 오뚜기 병에 넣어 두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Sand Glass를 목사설교 제단 위나 요인들의 응접실 탁상위서 종종 볼 수 있는데 그 뜻은 명사들과의 대담은 짧게 간단명료하게 하라는 뜻! 만약 대화가 중요하다면 오뚜기 병을 한 번 더 뒤집으면 10분은 더 대화를 할 수 있어 무례하지는 않다.
엊그제 이 첨지가 헤진 옷을 입고는 더듬더듬 군수님을 찾아 갔더니 앞서온 손님이 근 40분이나 시간을 끌기에 비서실장에게 방명록을 보자 했더니 별요인도 아니었고 긴박한 안건도 아니어서 좀 화가 치밀었다.
“군수”라면 公人이요 공무로 면담을 해야지 무슨 놀음판 친구인양 유유자적, 희희낙락 공무원의 시간을 빼앗아서야 되냐? 나는 분명 공적인 일로 와서 딱5분만 면담을 하겠다고 고한 후 군수실로 안내를 받아 입실을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하당영지(下堂迎之)는 아니지만 “아유, 은사님, 꽤 오래 기다리시게 하였습니다“며 커피한잔을 카펀소서(Cup and Saucer)에 담아 거안제미(擧案齊眉)하듯 올리는데 참 예의가 있어 보였다.
내가 65년도 대졸 후 居中으로 영어, 수학선생으로 발령을 받고 오면서 양동인君과는 담임이요 釜大 동문으로서 學연, 地연을 맺게 되었다, 고로 고을 員님께 동정심이 가는 건 별별 사람들이 다 와선 애를 먹이니 공무집행에 애로사항이 많단다. 그러니 요즘 김영란법 운운함도 청탁, 부탁, 촉탁도 하지 말고 사회기강을 바로잡자는 청풍운동 아닌가? 공무원이란 청,신,근(淸,愼,勤)을 생활신조로 삼고 우리 내 속담 “청백리 똥구멍은 송곳부리 같다”는 말이 나올 때 사회는 바로 서고 백성들은 편타고 이첨지는 일사일언(一事一言)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