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전성시

작성일: 2016-10-26

추기鄒忌라는 제나라의 재상은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치국의 도를 깨우쳤다고 한다. 아침에 추기는 관복을 차려입으면서 거울에 비쳐 보다가 아내에게 물었다. “어떻소, 나와 북문에 사는 서공이랑 누가 더 잘생겼소. 물론 당신이죠. 그 말을 믿지 못한 추기는 첩에게 물었다. 나와 서공 중에 누가 더 잘생겼느냐. 당연히 나리가 훨씬 더 잘생겼지요. 서공은 도성에서 미남으로 알아주는 유명세를 떨치는 이였다. 이튼 날 친구가 찾아오자 이보게 나와 북문의 서공가운데 누가 더 잘생겼는가. 서공 따위와 견줄 문젠가. 자네야 말로 첫째가는 미남이지! 그런대 다음날 아침 문제의 그 서공이 집에 찾아왔다. 유심히 살펴보던 추기는 자신이 서공보다 못생겼다는 사실을 비로소 확인 할 수 있었다. 서공의 발 치도 못 따라갈 정도였던 것이다.
그날 밤 추기는 잠자리에서 곰곰이 생각에 잠긴 끝에 깨달았다. “그렇다. 아내는 진심으로 사랑해서 거짓말을 했고, 첩은 나의 비위가 상할까봐 두려워서 거짓말을 했고, 친구는 나에게 부탁할 일이 있었기에 그와 같은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추기는 이 일을 제나라 “위 왕”에게 고하면서 이렇게 간언 했다. 폐하 대왕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도 이처럼 듣기 좋은 거짓을 아뢸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그러한 거짓말에 주의하여 부디 참된 의견을 듣도록 하십시오. 위 왕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즉시 교지를 내렸다. “온 나라 백성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과인의 잘못을 솔직하게 고하는 자에게는 1등 상을 주겠다. 그리고 글로써 충고하는 자에게는 2등상을 줄 것 이며, 조정이나 거리에서 왕을 비평하는 자가 있을 때는 3등상을 주겠노라” 그러자 왕에게 간언하기 위해 수많은 백성들이 궁궐로 모여들었다. 그리하여 궁궐 문 앞은 마치 저자거리처럼 변했는데 여기서 「문전성시門前成市」 란 말이 유래되었다.
여러 달이 지나도 간언하기 위해 찾아오는 백성들의 발 거름은 줄어들지 않았으나, 일 년이 지나자 백성들의 발길이 뚝 멈춰버렸다. 백성들이 트집을 잡으려 해도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소문이 주변의 여러 국가로 퍼져갔고 크고 작은 주변국은 제나라의 속국을 자청하며 스스로 찾아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 집엔 예전에門客이끊이질않았었다. 미수허목도 그중한사람이다. 걸인도 소죽가마장작불 쬐며 밥 먹고 이도 잡고 하여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아 문전성시 하던 때도 있었다. 이젠 개미새끼 하나 얼씬거리지 않는다. 손님 나름이지 도선생은 반갑지 않아 CCTV달아 내쫓으니까, 세월이 하 수상 하니 올 동 말 동 하여라가 되었나 보다.
현금 박근혜 대통령과 40년우정 미르K스포츠재단 최순실의 국정좌지우지 간섭, 문고리삼인방, 우병우 비서관등의 우유부단한 행동거지가 정가를 박칼 뒤집어 놓았다. TV를 끄고 귀마개를 해야겠다. 박대통령께 드리는 연민의 충언忠言이 늦은 것 같아 애달프다.
「교언영색巧言令色」 은 남의 환심을 사기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 이란 論語의 學而 편에 나오는 公子말씀이시다.
「발라 맞추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에는 仁이 적다」 말 재주가 교묘하고 표정을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公子는 자로 편에서 강직의연하고 질박한 사람이 오히려 仁에 가깝다. 의지가 굳고 말 수가 적은 사람이 오히려 덕을 갖춘 자가 많다는 뜻이라 했다.
林扶陸의 붓가는 대로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