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盜 先生에게 부탁

작성일: 2016-12-08

정말이지 난 일평생 골동품을 꾸준히 수집만 해놓곤 잠그지를 않아서 도 선생게 좋은 일만 시킨 셈인데 팔자이련 히 했다. 이젠 더 잃어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한 찰나에 비록 돈이 될 만 한 물건은 아니나 볼거리는 되는 잡동사니를 집안의 적제적소하게 차려 놓곤 무료개방을 할 작정이었다.
일단은 가진 것을 펼쳐놓곤, 거풍 하는 동안 또 하나 둘 집어들 가선 내가 화가 나서 의욕을 상실했다. 내가 50여 년 간 쓰던 스프링줄자, 스테인리스 등산 반합, 스키장갑, 고글, 스테인리스 부폐용 식판, 다과반합, 올무뭉치, 장식품화병, 프리무스 석유버너, 심지어 넣어둔 커피 찌꺼기 단지, 먹물 통, 기념메달 등 별 값어치는 없으나 내겐 손때 묻은 소중한 물건들을 도선생이 싹쓸이하듯 집어가 버리니까 모처럼의 좋은 생각을 접을까도 싶다.
막역지간인 후배의 수집품을 협조랄까 원조를 받아 시작하려던 참에 남 못 할 짓만 하고, 큰일 저질 번했는데, 그런 다행이 없고, 다시금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도선생에게 고하노니 제발 내 여생 취미생활에 끼어들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돈 안 되는 알량한 그런 물품 가져가서 생활에 도움이 안 될 것이 훤한데, 습관적으로 남의 일을 훼방 놓지 말고 돌려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작지만 확실한 볼거리가 될 문화 공간을 만들 터인즉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
오래전 내 등산용 칼을 가져가선 도둑이 통영에서 살인강도짓을 저진 적이 있다. 수사기관은 내 것인가를 확인했고, 그 도둑은 내게 구원요청을 해 웃지 못 할 코미디 같은 일도 겪었다. 간혹 타지경찰서에서 도난물품을 찾으러오라지만 포기를 하곤 가질 않는다. 문화재 청에서도 연락이 와 상관치 않을 것이니 청廳에서 잘 간수하라고 했다. 왜냐, 한번 내게서 나간 것은 내 것이 아니다. 란 나만의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거창에 돌아다니면 심심찮게 내 물건이 눈에 뛴다. 허 퍼서 저거 내 것인데 란 척을 해 본적도 없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철저히 가져가도 돈이 되지 않으나, 볼거리가 되는 소품에 매달렸을 뿐이다. 지금 박대통령 말마따나 거기에 사익은 없다. 도선생들 방해로 포기하려니 내 인생이 처량하고 서글프다. 연속 마가 끼니 참 힘들다. 도둑,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먹물 통을 가져갈 정도의 수준이면 말과 글귀가 통할 것 같아 간곡히 호소하노니! 나를 제발 건드리지 말고 가져간 것 돌려주기를 부탁한다.
그래서 오래된 CCTV를 버리려다가 업그레이드 하곤, 어둡던 집안을 불빛을 LED조명으로 환하게 밝혔다. 판독에 한 번 걸리는 날엔 엄벌에 처할 각오로 ‘경고 현수막’을 달았다. 법이 허용하면 올무라도 놓아 산돼지 잡듯이 좀 도둑을 잡아 볼가도 생각중이다.
평생을 열고 살았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금 자물통을 채운 것은 오로지 타의에 의해서다. 왜 내 인생엔 물귀신 같은 그런 잠귀잡신 들이 꼬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같은 신문사에 있는 신중신 선생님의 형 중경화백의 대통령수상그림 도, 설득하여 거창박물관에 기증을 했다. 또 북상면 강규석자치위원장의《全鮮名勝古跡전선명승고적》이란 책도 은인임씨 서고에 기증을 할 참이다. 이렇게 영구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은 ‘가야할 곳’, ‘있어야할 자리’가 따로 있다. 그래서 값나가는 유물은 탐하지 않고 박물관, 자료관, 기념관, 도서관 국가기관 등에 기증을 하여 영구보존토록 권유한다.
사회에 밀알이 될 좋은 일을 할 터인즉 빛과 소금이 되도록 도와주었으면 하고 간곡히 호소하건대 내 마음의 자물통을 풀게 해 주십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붓 가는대로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