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자.

작성일: 2017-01-12

고대그리스 현자 에피쿠로스의 말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 그는 이미2,000여 년 전에 죽음에 대한 부질없는 공포를 없애려고 했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가장 두려운 악인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오면 이미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 모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산 사람에게 아직 죽음이 오지 않았고, 죽은 사람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태어난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래서 어차피 태어나 얼마를 살던 간에 죽어야 할 몸 죽음을 그렇게 두려워 할 것은 없다고 여긴다. 나는 군무공상 후유증으로 암을 한번 경험한바있다. 의사들은 냉혹하다. 한 생명이 죽음 앞에 직면해 있음에 삶에 희망을 주는 안위의 말은커녕 반복해서 잠에서 못 깨어나거나 죽을 수도 있다는 면피할 말들만 거푸 했었다.
금년정유년에 고희가 되는 일족동생이 문병을 와선 “형님 저는 상처해서 혼자 살다보니까 혹여 잠자리에서 죽더라도 그 대처방도로 아들들의 연락처를 크게 써선 머리맡에 붙여놓았어요”란다. 만약불의의 사고 시 남들이 밖에서 쉽게 들어오도록 문고리를 걸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형님도 따라 하 라고 권하여 어찌 보면 당돌하고 언짢을 수도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극히 당연한 권유 길래 장남 전화번호를 우선 알려 주었고 즉각 실행에 옮겼다. 고령자누님이 생존해 있는데, 겁이 난다며 이중삼중으로 문을 잠그고 살아선 만약에 아파서 꼼짝달싹도 못하면 값비싼 유리문을 깨뜨리고 들어가야 하니까 당장 거실 문은 잠그지 말아 달라고 거듭해서 당부를 했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지사인 고령화 사회의 당면문제로 나의 일이자 주변의 일인 것이다.
나는 또 하나의 다른 암으로 추정되는 부위의 내시경조직검사를 하러가선 시술차례를 기다리면서 간호사에게 나는 가진 것 전부를 사회에 환원했고, 여지 것 주고만 살았는데, 명조차 뺐어가려고 하니 야속하다고 했다. 돌아오는 말인즉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봐온 바엔 나쁜 쪽 보다는 좋은 편이 많아서 종양이 말라 없어질 거라며 미소 지었다. 너무나도 듣고 싶은 고마운 말이기에 안도 했다.
모든 인간은 어차피 죽는다. 그렇지만 죽음은 혼자 맞이할 수밖에 없는 외로운 길이다. 제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죽음의 문턱까지만 동반자일 뿐 그 후 부터는 오직 자신이 가야 할 길이다. 그래서 죽음은 지독하게 고독하고 무서운 길인가 보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고민하느라 지금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우리가 죽는 존재이기에 앞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죽음 걱정 하느라고 소중한 장밋빛 삶을 회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고대그리스 현자의 말에 귀 기우리고선 난 자동차 여행을 궁리했다.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것을 그림 그리듯이 글로 옮겨보련다. 그런 연유로 시간 되는데 까지 산천경계유람遊覽을 할 것이다.
-붓 가는 대로 r200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