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앙 춘(仰春)
작성일: 2017-04-06
밤새 봄을 재촉하는
실비가 내렸는가봐!
봄비를 맞은 연초록 풀잎이
페르시아 직녀들이 섬섬옥수로 짠
푸른 카펫보다 더 보들보들한
초원을 만들어 내었으니
나는 그 위 제방길을 사뿐사뿐 거닐며
먼~먼 옛날 잊혀 진 추억을 더듬어본다.
나는 선녀 같은 Sun이랑
진종일 금빛 모래사장에 앉아서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모래성을 쌓으며
옥상옥(屋上屋)집을 짓고 놀던
옛 추억을 회억해 찾아왔건만
그것은 착각이요. 한단몽(邯鄲夢)이였다.
城과 성각은
기러기 발자욱 설리홍조(雪泥鴻爪)처럼
파도에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고
모래사장엔 물새들만이 사랑의 유회
바구리(Buggery)놀음을 하고 있었으니
만물지 영장 인간의 사랑이란
한바탕 꿈 남가일몽(南柯一夢)이 되었고
우리는 새들보다도 못한
의미 없는 사랑을 하였단 말인가?
아! 슬프고도 허무하여라!
우리들의 굳은 맹서는
江가 일고 흐트지는 포말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
-주필 신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