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무관심이 부른 인재(人災)?

작성일: 2005-02-03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가 개인주의에 익숙해져 가는 양상을 볼 수 있다. 이는 타인과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겸양의 미덕은 점차 사라져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면 관심밖의 일로 치부해 버리는 풍조가 우리주위에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거창읍 대동리 소재 다가구주택 화재사건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화재가 난 가옥은 지은 지 수십년된 □자형 고택으로 화재 당시 사람이 살고 있질 않아 전기 공급이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었고 이날 발생한 화재로 해당가옥은 물론, 인근 민가 한 채가 모두 전소 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서에 의해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화재발생과 함께 신속한 신고가 이루어 졌더라도 인근민가의 피해는 입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화재발생 원인과 시간을 놓고 피해당사자와 이웃주민, 목격자가 상호 엇갈린 주장과 진술을 하고 있어 경찰의 조사를 어렵게 하고 있어 아직은 정확한 결과가 나오질 않고 있으나 화재발생 시점을 두고 먼저 피해자측 주장은 인근 목욕탕에 들러 사우나를 마치고 귀가했을 때 자신이 세들어 살고 있는 앞집에 화재가 발생,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상태였으며 당시 시간이 2시 30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해 화재를 목격한 이웃주민들은 화재발생 시점을 오후 3시경이라고 말하고 있는 등 피해자측과 이웃주민들간의 시차는 무려 30여분이나 난다.
이와관련 거창소방서는 최초 신고접수시간이 오후3시 20분경이었다고 말하고 신고접수와 함께 곧바로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물론 화재발생시점을 두고 피해자측과 이웃주민들간의 30여분의 시간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화재신고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피해자 최모씨는 자신이 집으로 돌아왔을때 바람과 함께 치솟는 불길이 자신의 집으로 옮겨붙을 것으로 판단 소방서에 신고할 겨를도 없이 순간 방안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자신의 남편을 깨워 밖으로 나가게 한후 급한대로 중요한 옷가지를 밖으로 던지는 순간 불길은 자신의 집으로 옮겨 붙어 삽시간에 집 한채가 전소되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고 그후 도착한 소방서에 의해 가까스로 화재는 진화됐지만 이무것도 남지 않은 페허만이 앞을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피해자 최모씨는 이날 화재로 자신의 보금자리 마저 잃고 지금은 남편과 함께 여관방을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화재사건을 수사중인 거창경찰서는 화재원인과관련 목격자들의 엇갈린 진술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아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건을 의뢰해 놓은 상태로 국과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 빠른시일에 원인규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사건을 보면서 화재발생과 함께 신속한 신고만 이뤄졌더라도 더 큰 화는 불러오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을 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