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설 날

작성일: 2005-02-03

태고이래 오늘에 이른 풍속으로 세시풍속이란 역사의 얼과 더불어 생겨나고 멸하여간 총칭이다.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루설날은 형제들이 장손가를 중심 하여 타관객지로 나갔던 집안들이 한데 모여 설빔을 장만하고 윗대 조상으로부터 가까운 선영에 이르기까지 지나간 한해를 돌이키고 다가오는 한 해 武運長久(무운장구)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에 건강을 기원하며 해가 바뀐 첫인사의 예로서 생시 때와 같이 예를 다해 제물을 차려 차례를 올리고 살아 계신 어른께는 세배 드리니 이것이 단순히 절하는데 그침이 아닌, 절이란 존경과 은혜에 대한 황감의 발로이다. 무릇 사람이 지켜야 할 법도로서 사람의 본을 행함으로 뼈에 새기도록 묵시적 행동으로 가르치는 예법의 도장이기도 하다.
설빔을 차리는 것도, 살려고 먹는데도 법도가 있고 법도엔 차례가 있어 윗자리엔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손 자녀들 재롱 속에 정좌하여 덕담을 내리시고 공경으로 혈육의 정과 정담 속에 인정의 젖줄이 샘솟는 한마당 터주 민의 예법인 것이다.
세세 년 년이 맞이하는 세시풍속 ‘설’이니 매스컴의 보도와 같이 귀성 차량으로 길이 마치 주차장을 방 불, 힘들여 고향 길 찾는 민족대이동, 이것이 세시풍속으로나마 터주 혼을 하나로 다 져 가는 태고의 정기 이은 지구촌한나라 서기서광의 예조 그가 자랑스런 우리 나라이다.
일본이 그렇게 미신에 귀신덩어리 붙어 다닌다고 세시풍속을 미신타파를 빌미로 조롱하던 그들이 오히려 우리의 본을 받아 더 잘 지켜가고 있지 않은가. 일제 하 못 먹어 부황나고 황달 들어 죽지 못해 살던 시절에도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았고, 생면부지 사람과도 반가움으로 형제같이 친화했다. 생활이 풍요롭고, 높은 빌딩에 세단 차 몬다고 선진화일까. 큰 식당을 많은 사람이 이용해도 질서정연하나 돼지새끼는 한 마리만 뛰놀아도 돼지우리가 되는 것처럼. 일제는 침략자로써 만행을 저질렀지만, 침략자도 전쟁도 아닌 제나라 제 땅에서 제조상 뿌리를 흔드는 어느 법규 어느 조항 그 어떤 서책과 만화에도 없는 일만 년 역사의 문화침략자보다 더한 얼간이, 바보, 멍청이, 미친 여자들의 치유, 여기엔 무엇이 仙藥(선약)일까.
호주 제 폐지 어떻게 할 것인가. 태동되는 여명의 때, 우리기상 터주의 혼아, 죽었느냐, 살았느냐, 유구한 태고의 얼 따라 가통(家統)을 세우려 함인데 가통가통(可痛可痛)하다.
민족대이동이 보여주듯 제아무리 외래종교사상이 범람해도 그 뿌리엔 민족의 피가 흐름을 실증하는 현주소다. 여성들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질시배타가 아닌 大器의 어머니로서 매사를 포용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 사는 나라를 만들어 항구적 사람이 되고 분수 지키는 사람이 되어 사람나라, 사람의 지구촌을 만들어가야 선조 들이 가르치신 묵시적 행동의 도장으로서 ‘설날’의 의의를 되새겨야 봐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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