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소리] 꼼수인가 애국인가.

작성일: 2017-04-13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공직 사퇴시한인 지난 9일 밤 자정을 3분 앞두고 경남지사직을 내려 놨다. 법적 사퇴시한을 넘기지는 않았지만 사퇴통지는 하루를 넘기게 되면서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결국 무산됐다. 공직선거법상 보궐선거는 관할선거위원회가 사유를 통지받은 날을 “선거 실시 사유가 되는 때”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른 정당 유승민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 민주당, 정의당 등의 도지사 출마후보자 등과 참여연대는 꼼수라고 강력반발하며 경남도민의 참정권이 박탈당했다고 비난하며 도의회 측에 사퇴서 전달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항의 했다.
이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10일 이른바 경남지사 꼼수 사퇴논란과 관련 도민의 세금 수백억이 낭비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임기 1년 남짓한 도지사 보선을 피하기 위해 지난 10여일 대선 선거운동을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나는 노력 끝에 흑자도정을 이루었는데 보궐선거실시로 안 써도 되는 세금낭비를 막아야 했다.” “미리 내년 6월까지 중요정책은 결정해 두었기 때문에 행정부지사가 대행하여도 도정에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라면 내가 도지사 되는 것은 따 논 당상” 이라고 생각하며 이날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홍 후보가 얼마나 아쉽고 미워 죽을 지경일까? 도지사를 도둑맞은 기분일 게다. 도지사의 잔여임기가 1년 이내는 보궐선거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1년이 넘으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1년2개월이 남아 보궐선거를 해야 하니 이 기회를 기다리고 기다려 도지사 출마를 준비 했던 사람들은 분통이 터질 일 아닌가? 그래서 소금뿌리고 참정권을 빼앗았다고, 헌법유린행위라고, 법적대응 한다고 난리다.
현재의 시장, 군수, 도의원 등 도지사에 욕심 있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두 사람일까.
이 사람들이 사직하면 이 사람들 대신 연쇄적으로 다시 보궐선거를 해야 하니 “안 써도 되는 돈 투표한번하고 수백억 원 을 날릴 수 없지 않느냐”와, “도정공백이 있어선 안 되니 도지사 선거를 해서 새 도지사를 선출해야한다.” 는 것 중 어느 쪽이 맞는 것인지, 어느 쪽이 애국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한잔 해야 알랑 가?


<임종록 편집국장_gskc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