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조명시리(朝名市利)라!

작성일: 2017-07-27

名성을 얻으려면 조정(朝廷)에서 놀고 이득(利得)을 보려면 市장바닥에서 논다고 평소 악의악식(惡衣惡食)으로 소문난 이 첨지는 늘 시장입구 노상청과상에 앉아서 멍든 과일이나 얻어먹곤 오가는 장꾼들 표정도 읽고 또 대은시중(大隱市中)이라 장바닥이 大은자들에 世苦의 시청자가 되어주니 거고청비(居高聽卑)라 높은 자리 있으면서 낮은 곳 사람들의 마음도 읽어봐야 해서다.
하루는 모 의원님이 “아니 선생님이 어찌 여기서”하며 동정을 표하기도 하고 또 어떤 張三李四는 “접장 너는 왜 늘상 배돌이 마냥 장바닥을 맴돌며 천하게 노는 고 한다.
하루는 깍지 통 같은 여자들이 지나치며 왈 “아여, 저거 우리 女高 때 영어선생 아닌가” 하니 60대 한 여인이 눈을 칩떠보며 “맞네, 치매 걸렸군, 자부들이 다 여의사라는데 불쌍타” 하곤 씨부렁거리곤 지나가는데 영국속담에 ”世上은 여인들의 책(The World is Women’s Book)이라고 빈말이 아니었구나!
사서오경엔 君.師.父 일체라고 임금과 스승과 아버님은 동격으로 존경하라 했고 고전에 스승과 같이 걷데 일곱 발작 뒤에서 스승의 그림자도 아니 밟는다고 거칠 척 사영 불가도(去七尺 師影 不可蹈)라 했는데 세상에 은사께 이럴 수가? 참 싸(4)가지 없는 女子들이 구 먼?
女子는 4가지 부덕(婦德) 즉 1)말씨 2)솜씨 3)맵씨 4)마음씨가 고와야 하는데 기분이 참 씁쓸하던 차 요번에는 미모의 한 여인이 오더니 “愼 선생님, 맨땅에 앉아 뭘 하세요”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똑 말을 할 줄 아는 꽃 해어화(解語花) (양귀비) 같았다.
그러나 치매에 걸려 三重苦에 시달려 사는 내가 좀처럼 그녀가 누군지 이해치 못하자 노상청과 주인 왈 “선생님 그분이 거창장례예식장 成 여사장님인데요, 선생님 글 읽곤 존경한다며 수박을 한 덩이 사놓고 갔어요,” 하여서 옛말에 양반은 글 덕에 상놈은 발 덕에 먹고산다 했지라!
참 그녀는 마음도, 얼굴처럼 곱고 선하니 적선지가(積善之家)는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고 善을 쌓으면 꼭 경사스런 일이 많을 거라 했으니 사업번창과 수산복해(壽山福海)를 빌어드린다.
-주필 신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