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오래 했다고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축구계에서도 세계적인 스타 선수가 반드시 명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수 시절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사람이 감독으로는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감독에게 필요한 능력과 선수에게 필요한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을 오래 했다고 해서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당직을 오래 맡았다고 해서 국민의 마음을 읽는 지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국민의 평가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선거 결과 앞에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최근 정치권을 바라보며 국민들이 가장 답 답 해하는 것은 책임 정치의 실종이다.

과거 보수 정당 계열의 경우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거 패배 이후에도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간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은 묻고 있다.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왜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왜 정치권 내부에서조차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가.

정당은 민주주의 조직이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민주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의원 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필요하다면 무기명 투표를 통해 구성원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

민심은 선거를 통해 이미 드러났다.

이제는 당 심 또한 확인해야 한다.

정치는 책임을 회피하는 기술이 아니라 책임을 감당하는 용기다.

국민은 모든 것을 보고 있다.

국민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

정치권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국민 앞에 솔직해야 한다.

정치인은 권력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