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7월 1일 거창군의회 개원을 앞두고 의장 선거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군의회는 재선 이상 의원이 다수 포진하면서 의장직을 둘러싼 관심과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군민이 바라보는 의장 선거의 기준은 단순하지 않다. 누가 더 오래 정치를 했는가보다, 누가 더 책임 있게 의회를 이끌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군의회 의장은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다. 의회를 대표하고 회의를 운영하며, 의원 간 조정과 집행부 견제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의회의 품격과 방향, 군민 신뢰를 좌우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적 계산이나 관행이 아니라 역량과 신뢰가 최우선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방의회 의장 선출은 법과 회의규칙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득표로 결정된다. 1·2차 투표 후에도 당선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로 이어진다. 제도상으로는 의원들의 자율적 선택이 보장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다선 우선, 정당 내부 조율, 계파 이해관계가 작동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다선이니까 당연하다”, “정당이나 특정 인사의 의중이 반영돼야 한다”, “다수당이 가져가는 것이 관례다”라는 인식은 군민 눈높이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의장은 누군가의 보상 자리가 아니라 군민이 부여한 책임의 자리다.
군민이 원하는 의장의 조건은 분명하다. 첫째, 사법적·도덕적 논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둘째, 의회를 통합하고 집행부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셋째, 행정과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넷째,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결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정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의장은 특정 정파의 대표가 아니라 전체 군의원의 대표이자 군민의 대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줄 세우기가 심화된다면 출범 첫날부터 군의회의 권위와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거창군의회가 이번 의장 선출을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은 결과보다 과정이다.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검증,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 이루어질 때 의장 선거는 권력 경쟁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성숙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의장은 높은 자리가 아니라 무거운 자리다.
누가 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되느냐다.
그 답은 결국 군민의 눈높이와 군의원들의 책임 있는 판단 속에서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