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민 묘는 이장했는데 특정 문중묘 2기는 존치…
진입로 안전 우려까지 군유지 묘원 조성 및 향후 불하 추진 논란…
거창군, 철저한 진상 규명 필요
경남 거창군이 233억 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군립 화장시설 ‘천상공원’ 부지 내에 특정 문중의 가족묘 2기가 그대로 남아 있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묘소가 화장시설 진입로 인근에 자리하면서 도로 구조와 교통안전 문제까지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거창군은 2025년 9월 남하면 대야리 일대 2만 9,512㎡ 부지에 화장시설 조성사업을 착공했으며, 올해 말 준공과 내년 3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부지에 있던 일반 군민들의 조상 묘는 이장한 반면, 인근 마을 A이장 선대 묘로 알려진 가족묘 2기는 그대로 존치됐다는 점이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당시 연고자가 이장을 거부하자 군 실무진이 공사 지연을 막고 민원을 해결한다는 이유로 화장시설 진입로 입구의 군유지에 묘원 조성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에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적법한 행정절차가 있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해당 묘소 인근에서는 합천 방면에서 진입하는 감속 차선의 폭이 좁아지는 등 도로 구조가 기형적으로 형성돼 교통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묘소의 존치가 실제 도로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교통안전 대책은 충분히 마련됐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해당 가족묘원으로 인해 설계변경이 이뤄진 것은 아니며, 여유 부지에 묘지를 설치하도록 한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만한 민원 해결을 위해 군유지에 묘원을 조성하도록 했으며, 향후 A씨 측에 불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미관상 문제는 조경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특정인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사업 부지에 가족묘원을 조성하고, 향후 해당 토지의 불하까지 추진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공유재산의 사용·처분 과정에서 관련 법령과 군의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유재산의 사용 허가와 매각은 법적 요건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만큼, 군은 묘원 조성 경위와 승인 주체, 관련 문서, 토지 이용 및 불하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군의회 의결 대상 여부를 비롯해 관련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는지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일각에서는 전임 군정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사 지연을 막으려는 성과주의가 무리한 행정 판단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책임 소재는 당시 의사결정 과정과 관련 자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현 군정이 철저한 자체 감사와 현장 점검을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시정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화장시설 준공 일정에 얽매이기보다 군민의 안전과 행정의 공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시설은 특정 개인이나 문중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수백억 원의 군민 혈세가 투입된 사업인 만큼, 거창군은 가족묘 존치의 법적 근거와 공유재산 처리 절차, 교통안전 문제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원칙 없는 민원 해결이 특혜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해소하고, 군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