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바다를 처음 보았을 때

끝없이 넓고 깊은 쪽빛이었다

달빛에 빛나는 윤슬의 아름다움도 

바위에 부딪는 물보라도

가슴 벅차게 받아들였다

철썩이는 거친 파도는 용기를 주고

수정처럼 견고해지는 지혜를 준다

파도는 소녀와 살갑게 어울려 한 몸이 되고

시나브로 바다와 정이 들었다

 

새벽 어물 시장은 꿈들로 북적대고

소녀는 꿈을 낚았다

미끼를 물은 꿈은

걸렸다가는 자꾸 숨는다

소녀는 낙담도 하지만 

여여히 세월을 삼키는 바다

여명을 등지고 풍랑이 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