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억 원 투입해 연말 준공… 내년 3월 가동 앞두고 운영의 완성도 높여야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고인을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는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그동안 거창군민들은 지역 내 화장시설이 없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감수해 왔다. 장례 절차가 지연되거나 원하는 시간에 화장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까지 고려하면 지역 화장시설의 필요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이러한 군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거창군립 화장시설 ‘천상공원’이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거창군은 총사업비 233억 원을 투입해 남하면 대야리 일대 2만 9,512㎡ 부지에 화장시설을 조성하고 있으며, 화장로 3기와 유택동산, 공원시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철저한 점검과 시운전을 거쳐 2027년 3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천상공원의 준공은 단순히 새로운 시설 하나가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군민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의 마지막 길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배웅하고, 장례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이동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공공복지의 중요한 진전이다. 특히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지역에서 화장시설은 선택적 편의시설이 아니라 군민의 삶과 직결되는 필수 기반시설로 봐야 한다.

하지만 건물을 완공하고 화장로를 가동한다고 해서 사업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진정한 성공 여부는 시설을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선 군은 준공 전후 시설의 안전성과 환경관리 체계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화장로의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대기오염물질 관리, 악취와 소음 저감, 주변 환경 보전 등 환경 기준을 충실히 준수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약속한 사항이 있다면 이행 여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주민의 신뢰 없이는 장사시설이 지역의 공공자산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

이용 요금과 예약 시스템, 운영시간, 유족 대기공간 등 이용자 중심의 운영체계도 세심하게 마련해야 한다. 장례는 갑작스럽게 닥치는 경우가 많고 유족들은 심리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복잡한 절차와 불친절한 서비스로 또 다른 부담을 안겨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이용료와 신속한 예약, 따뜻하고 품격 있는 서비스로 군민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역 간 상생도 놓쳐서는 안 될 과제다. 천상공원이 거창군민뿐 아니라 인근 서북부경남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시설로 자리 잡으려면 수요와 운영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인 이용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시설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관리체계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군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시설이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233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만큼 준공 이후에도 운영비와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고, 시설의 유지·관리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초기 가동에만 행정력을 집중한 채 운영의 내실을 놓친다면 군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천상공원은 죽음을 다루는 공간이지만, 그 안에 담겨야 할 가치는 결국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다. 고인을 정중하게 보내고 유족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 누구나 경제적 부담 때문에 장례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공 화장시설의 존재 이유다.

거창군은 연말 준공과 내년 3월 가동이라는 일정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안전과 환경, 서비스, 운영 효율성까지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천상공원이 군민의 오랜 불편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존엄하게 삶의 마지막을 배웅할 수 있는 지역 공공복지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좋은 시설은 건물로 완성되지만, 신뢰받는 시설은 운영으로 완성된다. 천상공원이 군민의 마지막 길을 지키는 든든한 공공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거창군의 책임 있는 준비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